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43명 발표…김종인 '셀프 공천', 박경미 '표절 논란' 시끌
4·13 총선 뒤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거론을 하지 않았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셀프공천’을 했다. 또 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를 비례대표 1번으로 지명했다. 박 교수에 대해선 논문표절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대표의 셀프공천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 순번 및 명단을 확정하기 위해 중앙위원회를 열었지만 선출 방식과 후보 자격시비 등으로 진통을 겪자 21일 재소집하기로 했다. 당선 안정권인 상위 후보군 10명에는 김 대표와 박 교수 이외에 김성수 당 대변인, 김숙희 서울시 의사회 회장,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이용득 전 최고위원, 양정숙 변호사, 조희금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 등이 배정됐다.

비례대표 11~20번 후보로는 송옥주 국회 정책위원, 심기준 전 최문순 강원지사 정무특보, 이수진 전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 정은혜 당 부대변인,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이수혁 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이재서 총신대 교수, 이재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 이철희 당 전략기획본부장,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광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당을 대표하는 지도자라면 비례 의석 총수가 줄어든 걸 감안하더라도 17번 정도를 선언하고 총선 승리를 통해 최소 이 정도까지는 될 수 있게 힘써 나아가겠다고 선언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비례대표 2번에 김 대표 자신을 집어넣은 것은 ‘최악수’”라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례대표 안정권 순번에 든 상당수 인사의 도덕성과 정체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순번 1번으로 확정된 박 교수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박 교수는 2004년 11월 발간된 한국수학교육학회지 43권4호에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 수학 용어 비교 연구’라는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은 같은 해 6월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 수학교육 전공과정 정모씨의 석사학위 논문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수학 용어 비교·분석 연구’와 구성 및 내용이 같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성수 대변인은 박 교수를 1번으로 배정한 것과 관련, “김 대표가 1번 영입자를 찾으려고 추천을 받아 마지막까지 섭외한 것 같다”며 “평소에 김 대표가 잘 아는 분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당선 안정권인 A그룹(1~10번) 비례대표 후보군에 포함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2012년 자신의 아들이 비리 방산업체에 근무해온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운열 서강대 교수는 야당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B그룹(11~20번) 후보군에 지목된 심기준 전 정무특보는 시민단체들이 선정한 20대 총선 낙천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인사다. 중앙위 위원들은 비례대표 후보군에 장애인, 청년 등 사회 취약계층 및 소수자를 대표하는 인물이 빠진 것에 도 문제를 제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