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이 2013년 발행한 RCPS의 보증을 섰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두산건설은 RCPS 발행 당시 만기일인 2016년 12월16일 이전에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이 2단계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조기상환 청구할 수 있는 조건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이달 18일에는 NICE신용평가도 두산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4000억원 규모의 RCPS를 두산건설 대신 상환해주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투자자들의 청구 분에 대해 조기 매입하고 일부 금액을 RCPS로 재발행 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지윤 연구원은 "RCPS 재발행 조건은 두산건설이 연 6.5%의 배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존과 거의 동일하다"며 "조기정산 요구에서 매입까지 소요되는 약 3개월 동안 정산과 함께 RCPS를 재발행 하면서 자금 이탈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예금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높은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수요는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CPS 조기상환 문제는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던 리스크였던 만큼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RCPS 재발행에 성공할 경우 만기가 2~3년 미뤄지면서 두산건설은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상환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된다"며 "자회사 리스크로 유일하게 남아있던 두산건설의 RCPS 조기상환에 대한 우려감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급락하겠지만, 이후 탄력을 받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신규 RCPS를 모집하는 2~3개월의 기간 동안 주가의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며 "그러나 1분기 실적 발표 후 실적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 수주 기대감으로 주가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