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의 경고 "은행 부실채권 빨리 정리하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은행권에 늘어나는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신속히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은행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면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진 원장은 21일 임원회의에서 “은행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실물 부문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구조조정과 함께 은행 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1.80%로 2010년 말(1.9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1.59%), 일본(1.53%) 등 주요국의 은행 부실채권 비율보다 높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미국과 일본보다 높아진 것은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발표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은행 건전성이 나빠진 이유는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부실대출은 늘어난 반면 대손상각이나 채권 매각 등을 통한 부실 정리는 저조했기 때문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지난해 새로 발생한 은행 부실채권 규모는 28조1000억원으로 2014년 신규 발생액(23조6000억원)보다 4조5000억원 많다.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22조3000억원으로 2014년(25조1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30조원으로 2014년 말(24조2000억원) 대비 5조8000억원 늘었다. 부실채권 잔액 가운데 27조9000억원은 기업여신이다.

진 원장은 또 은행이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내부 유보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지난해 말 112.0%로 2010년 말(108.5%)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진 원장은 “은행들이 내부 유보 확충을 통해 위기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