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시장 '인도 공습 주의보'
인도의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진출이 세계 시장 1, 2위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가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연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다. 박진한 IHS테크놀로지 이사는 “인도가 자본력을 앞세워 LCD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업계가 출렁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자원·에너지 기업인 베단타그룹은 지난달 ‘트윈스타 디스플레이’라는 디스플레이 회사를 설립, 100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해 인도 최초의 LCD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인도를 디스플레이 수출 허브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트윈스타 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8.5세대 대면적 LC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인도는 아직 LCD 관련 특허나 제조기술이 없다”며 “중국이나 대만의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투자 금액 100억달러 중 상당 부분이 M&A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대만 폭스콘이 사업 확대를 위해 일본 샤프를 7000억엔(약 7조원)에 사들이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중국과 대만 업체의 추격뿐 아니라 인도의 움직임도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따른 LCD 패널 공급 과잉이 2018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