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라고 하면 엄숙하고 폐쇄적이라는 선입견이 대다수지요. 새롭게 들어설 고려대 도서관 테마파크는 이런 편견을 깨는 대표적 공간이 될 것입니다.”

김성철 고려대 도서관장(사진)은 23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도서관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염재호 총장과 도서관 개혁방안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김 관장이 그리는 고려대 도서관의 모습은 ‘3공 전략’으로 대변된다. 다양한 기능이 ‘공존’하고, 시민들에게 ‘공개’되며, 많은 사람이 도서관에서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의미다. 고려대 도서관 테마파크 구상도 이 같은 고민 끝에 탄생했다. 그는 “학생들이 토론을 위해 도서관이 아니라 인근 카페에 모이는 것을 보면서 ‘저런 기능이 도서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자유롭게 토론하고 때로는 차를 마시며 휴식도 취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뒤편에 디지털 도서관을 신설하는 중장기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김 관장은 “종이책으로 정보를 얻는 행위는 과거의 유산이 되고 있다”며 “고려대 도서관은 ‘맞춤형 연구지원 서비스’를 통해 컴퓨터가 모은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새로 들어설 디지털도서관은 이를 더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신설되는 디지털도서관과 중앙도서관, 중앙광장 밑 지하 열람실 등을 연계해 도서관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가장 규모가 큰 중앙도서관은 토론·회의·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디지털도서관에서는 정보 탐색이 가능하다. 과거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개인 학습은 지하 열람실 등 다양한 열람실에서 할 수 있다. 전통도서보관실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고려대가 보유한 고서를 외부인이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전통도서보관실을 설치하는 데 수십억원이 들 것이란 예상이다. 고려대는 이를 시민과 졸업생, 기업인 모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김 관장은 “모금운동을 통해 테마파크를 구축하고 나면 이를 시민 공간으로 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SK에서 13년간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담당하다 KAIST 경영학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고려대 도서관장 및 외국학술지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