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3일 오후 4시2분

[마켓인사이트] 친환경 먹거리에 맛들인 사모펀드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가 경북 청도군에 있는 세계 최대 팽이버섯 생산업체 대흥농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먹거리 사업이 PEF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EP는 최근 딜로이트안진과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대흥농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받은 AEP는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매각가격은 800억~1000억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1993년 설립된 대흥농산은 ‘황소고집’이라는 브랜드로 팽이버섯 관련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팽이버섯 단일 품목으로는 세계 최대 생산시설을 갖추고 국내 팽이버섯 시장 점유율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표고버섯 관련 제품 판매와 농촌체험 및 관광사업 등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재래식 농업 방식이 주류였던 1990년대 후반 자동화설비를 갖춰 팽이버섯 대량생산에 나섰다. 2007년부터는 대만 호주 미국 등에 진출해 연간 약 70억원 규모의 친환경 버섯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AEP는 골드만삭스 계열 PEF인 골드만삭스PIA(자기자본투자그룹) 출신인 안상균 대표가 이끌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 제약 유통업체 지오영 등에 투자했다.

PEF들은 대흥농산과 같은 친환경이나 건강식 먹거리 업체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은 2008년 중국 젖소사육업체 셴다이무예(現代牧業)를 비롯해 지금껏 중국 친환경 먹거리 업체 4곳에 투자했다. 국내 PEF 중에선 AEP가 지난해 홍삼 브랜드 천지양을 인수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5일 200억원 규모의 농업투자전문PEF(NH애그리비즈밸류크리에이티브 1호 PEF)를 설립했다.

PEF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첨단시설을 갖춘 관련 업체를 찾는 PEF가 늘고 있다”며 “국내 농업법인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데다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여력도 많아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