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취업 스터디 만들어 현장 면접 준비
경기글로벌통상고 3학년 한민지 양은 지난 겨울방학에 1주일에 두 번씩 학교에 나갔다. 자율학습이나 방과후 활동 때문이 아니다. 잡콘서트에서 마련한 현장채용 응시를 위해 면접 스터디 모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면접 대기장에서 만난 한양은 “2학년 때부터 친구들과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면접을 준비해왔다”며 “자기 소개는 100번 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잡콘서트가 알려지면서 취업을 앞둔 고등학생 사이에 스터디 바람이 불고 있다. 주로 대학생 및 성인 위주로 모였던 취업 동아리가 고교 현장에도 퍼진 것. 학교 현장에서는 잡콘서트 현장채용을 위한 특화 수업까지 하고 있다.
인천여상 3학년 오채현 양은 새학기가 시작된 이달부터 매일 방과후에 교실에 남아 취업 스터디를 하고 있다. 잡콘서트를 겨냥해 현장채용 정보를 공유하고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모의 면접은 4~5명이 모여서 면접관과 면접자로 나눠 단체면접을 하거나 몇 조씩 나눠 1 대 1로 연습한다.
오양은 “매일 예상 질문 5개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실제 면접처럼 연습한다”며 “학교를 마치면 피곤하지만 이렇게 준비하지 않으면 취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면접을 준비했다. 순번을 정해 면접 예상 질문을 공지하면 스터디원들이 각자 답변을 다는 식이다. 다른 사람의 답변에 대해 평가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서울선정관광고 3학년 나혜지 양은 “채점표를 만들어 항목별로 점수를 표기해 공개하기도 한다”며 “서로 비교하다 보면 조금씩 답변 수준이 나아진다”고 설명했다.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수업을 시작하거나 마칠 때 반 학생 전체가 면접 전형처럼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학교도 있다. “안녕하십니까. 입니다” 하는 식이다. 성남성일정보고 김민지 양은 “자세나 발성을 올바르게 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수업 시간마다 자기소개 하듯 인사를 한다”며 “국어 선생님이 자기소개서 첨삭 수업을 진행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