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관련주의 주가가 지난 1년 새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챙긴 우량주는 세 자릿수 상승률을 이뤘다. 반면 코스닥시장 영세 종목 주가는 반토막 난 사례가 속출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지수 편입 종목 105개 중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 1위는 HD현대일렉트릭이었다. 정부가 밸류업 추진을 선언한 지난해 1월 17일부터 이달 24일 사이 378.49% 올랐다. 삼양식품(255.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4.65%)가 뒤를 이었다. 수출 실적이 늘며 주도주로 떠오른 종목들이지만 주주환원 확대에도 힘을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올해부터 3년간 별도기준 배당성향 30%를 제시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중간배당을 했다.주가가 가장 많이 내려간 종목은 포스코DX였다. 1년간 68.42% 하락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캡티브 마켓(내부 거래)이 줄면서다. 반도체 부품 업체 심텍(-64.4%)과 2차전지 업체 윤성에프앤씨(-57.71%)가 뒤를 이었다. 역시 실적이 저조해 코리아 밸류업지수 편입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시은 기자
올해 식품 관련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하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국내 매출이 정체된 만큼 수출 비중이 큰 종목이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담배지수는 올 들어 4.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지수가 5.72% 상승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음식료·담배지수에 편입된 37개 종목의 시가총액도 지난 20일 4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개별 종목 하락세도 뚜렷하다. 농심의 24일 기준 종가는 34만9000원으로, 올초 대비 8.51% 하락했다. 롯데웰푸드도 10만8000원에서 10만300원으로 7.12% 내렸다. 롯데칠성 주가는 6.27%, 오리온 5.81%, CJ제일제당 4.64%, 삼양식품 3.92%, 동원F&B는 3.42% 떨어졌다.증권가도 목표주가를 낮추는 분위기다. KB증권은 CJ제일제당 목표가를 40만원에서 33만원으로 17.5% 내렸다. NH투자증권은 롯데칠성 목표가를 기존보다 17% 낮춘 15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농심 목표가를 52만원에서 4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식품주가 휘청이는 주요 원인은 내수 경기 부진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2003년 같은 기간(-3.1%) 후 21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고환율도 부담이다. 팜유, 소맥 등 원재료값이 상승하며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양지윤 기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지난 한달여간 하루도 빠짐없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을 주로 매수했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4일까지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132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 보험·투신·사모·은행 등 나머지 기관투자가, 외국인, 개인투자자 등을 통틀어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크다. 외국인투자자 자금 순유입액(약 2403억4600만원)과 비교하면 약 6.7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6353억8700여만원만큼 유가증권시장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4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유가증권시장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금융투자 창구에서 1조7680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한 것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코스피지수가 약세였던 지난 10일과 13일에는 2거래일 연속으로 2500억원이상을 순매수했다. 이같은 순매수세가 사실상 시장 하방을 받치는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게 금투업계의 분석이다. 연기금이 국내 증시 순매수에 나선 것은 앞서 국내 증시가 부진한 탓에 상당폭 줄어든 투자 자산 내 국내 증시 비중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26.6%로 과거 평균(22.0%)을 크게 웃돈다. 반면 국내 주식 비중은 과거 평균인 16.6%보다 낮은 14.1%로 나타났다.작년 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2.3%로 당해 말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15.4%)보다 3.1%포인트 적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