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프랭크 왕 CEO, 모형 비행기에 푹 빠졌던 소년…'드론계의 스티브 잡스'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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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드론 세계 1위 중국 DJI
공부는 안하고 모형 헬기만…
초등생때 부모 졸라 모형 헬기 구입
조종 어려워 날리기 번번이 실패…'누구나 쉽게 조종하게 하겠다' 다짐
사범대 다니다 진로 변경
홍콩 과기대 재입학해 로봇 전공
졸업 과제로 헬리콥터 조정기 출시…경진대회 수상 계기로 DJI 창업
왕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팬텀'
손쉬운 조작 드론에 세계가 '깜짝'
'2014 10대 과학기술 제품'에 선정
올 매출 10억 달러로 10배 급증 예상
공부는 안하고 모형 헬기만…
초등생때 부모 졸라 모형 헬기 구입
조종 어려워 날리기 번번이 실패…'누구나 쉽게 조종하게 하겠다' 다짐
사범대 다니다 진로 변경
홍콩 과기대 재입학해 로봇 전공
졸업 과제로 헬리콥터 조정기 출시…경진대회 수상 계기로 DJI 창업
왕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팬텀'
손쉬운 조작 드론에 세계가 '깜짝'
'2014 10대 과학기술 제품'에 선정
올 매출 10억 달러로 10배 급증 예상
‘메이드 인 차이나’가 싸구려 모방품을 대표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산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뒤흔들면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계 1위 상업용 드론(무인항공기) 제작업체 ‘다장촹신커지(大疆創新科技·DJI)’가 있다.
DJI는 상업용 드론 시장을 개척한 드론계의 선구자다. 기존 중국 기업과 DJI를 나누는 차별점이다. 상업용 드론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DJI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70%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상업용 드론 표준 기술의 대부분을 이끌고 있다.
DJI의 시작은 모형 비행기 마니아 청년으로부터 나왔다. 중국 청년인 프랭크 왕(왕타오·36)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6년 DJI를 세우고 특유의 편집증적 집요함으로 소비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드론을 만들었다. 2013년 DJI가 내놓은 드론인 ‘팬텀’은 흰 바탕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팬텀 시리즈의 성공은 그를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려놨다. DJI는 지난해 투자금 모금에 성공하면서 100억달러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45%의 지분을 보유한 왕의 자산은 45억달러로 불어났다. 모형 비행기에 미쳐 있던 한 소년이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손쉬운 조종 꿈꾼 모형 비행기 마니아 소년
프랭크 왕은 1980년 중국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선전으로 이사를 간 왕은 공부에 큰 흥미를 못 느꼈다. 그는 대부분 시간을 모형 비행기를 조립하는 데 보냈다.
초등학생 시절 그는 한 상점에서 본 모형 헬리콥터에 마음을 빼앗겼다. 모형 헬기의 가격은 당시 중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7배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부모님을 졸라 이를 얻어냈다. 그는 조립한 모형 헬기를 날리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모형 헬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화둥사범대 심리학과에 진학한 그는 3학년을 다니다 중퇴했다. 적성에 맞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결국 홍콩 과학기술대에 입학해 로봇과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가 졸업 과제로 내놓은 자동 헬리콥터 조정기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가 팀장으로 있는 로봇 연구팀은 이 제품으로 2005년 홍콩 로봇경진대회에서 1등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 제품을 6000달러에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자동 헬리콥터 조정기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은 약 2000달러에 불과했다. 이 제품이 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그는 로봇 경진대회 상금과 제품 판매 수익금을 모아 중국 제조업의 메카인 선전에 DJI를 창업했다. 2006년, 그가 대학을 졸업한 직후였다.
‘싸구려 중국 제품’ 벗어나 드론업계 선두주자로
DJI를 차린 왕은 카메라가 달린 모형 헬기를 구상했다. 지금의 드론이다. 그는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자체 운영체제 개발에 힘썼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드론은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며 “이것을 쉽게 조종하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그의 목표는 중국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선진국 제조업체를 뒤따라가는 후발주자로 남아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버전의 제품을 내놓을 때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DJI의 제품에 반영됐다. 왕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팬텀’이 대표적이다. 2013년 흰 바탕의 세련된 디자인과 손쉬운 조작법을 가진 팬텀의 등장에 세계는 놀랐다. 네 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된 팬텀은 안정된 자세로 공중에 떠있었고, 조작방법도 간단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편견을 말끔히 해소한 제품이었다. 팬텀은 미국 타임의 ‘2014년 10대 과학기술 제품’, 뉴욕타임스의 ‘2014 우수 첨단기술 제품’,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로봇’에 선정됐다.
DJI는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한 최대 드론업체로 도약했다. DJI의 매출은 2011년 42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3000만달러로 성장했고, 올해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원)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세계 상업용 드론의 표준 기술 대부분을 DJI가 가지고 있다.
“액세서리로 남지 말자”…기술로 경쟁력 유지
DJI는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 모르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자체 액션 카메라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왕은 지난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이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프로를 겨냥한 말이었다. DJI는 미국 액션 카메라 제작업체 고프로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DJI의 드론에 고프로의 카메라를 부착하는 방식이었다. DJI가 성장하면서 고프로도 덩달아 성장했다. 하지만 왕은 고프로가 DJI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쯤으로 여긴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익의 상당 부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고프로는 올해 자체 제작 드론인 ‘카르마’를 내놓았다. 협력관계이던 두 업체가 이제는 경쟁자가 된 것이다. DJI는 고프로 외에 많은 경쟁업체와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의 3D 로보틱스, 프랑스의 패럿 등이다. 최근에는 샤오미까지 드론 시장에 손을 뻗었다.
치열한 드론 점유율 쟁탈전에서 DJI의 전략은 한결같다. 탁월한 기술력과 소비자 편의성이다. DJI는 이달 새 모델인 ‘팬텀4’를 공개했다. 장애물 감지 시스템을 장착해 드론이 비행 중 장애물과 충돌하는 것을 방지했다. 지정한 특정 물체를 자동 추적하는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가 직접 조종하지 않더라도 드론이 원하는 위치로 스스로 이동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사용하기 편한 드론을 만들겠다는 왕의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이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DJI가 성공한 것은 단순히 선두주자였기 때문은 아니다”며 “우리는 창의성과 혁신성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DJI는 상업용 드론 시장을 개척한 드론계의 선구자다. 기존 중국 기업과 DJI를 나누는 차별점이다. 상업용 드론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DJI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70%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상업용 드론 표준 기술의 대부분을 이끌고 있다.
DJI의 시작은 모형 비행기 마니아 청년으로부터 나왔다. 중국 청년인 프랭크 왕(왕타오·36)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6년 DJI를 세우고 특유의 편집증적 집요함으로 소비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드론을 만들었다. 2013년 DJI가 내놓은 드론인 ‘팬텀’은 흰 바탕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팬텀 시리즈의 성공은 그를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려놨다. DJI는 지난해 투자금 모금에 성공하면서 100억달러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45%의 지분을 보유한 왕의 자산은 45억달러로 불어났다. 모형 비행기에 미쳐 있던 한 소년이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손쉬운 조종 꿈꾼 모형 비행기 마니아 소년
프랭크 왕은 1980년 중국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선전으로 이사를 간 왕은 공부에 큰 흥미를 못 느꼈다. 그는 대부분 시간을 모형 비행기를 조립하는 데 보냈다.
초등학생 시절 그는 한 상점에서 본 모형 헬리콥터에 마음을 빼앗겼다. 모형 헬기의 가격은 당시 중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7배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부모님을 졸라 이를 얻어냈다. 그는 조립한 모형 헬기를 날리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모형 헬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화둥사범대 심리학과에 진학한 그는 3학년을 다니다 중퇴했다. 적성에 맞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결국 홍콩 과학기술대에 입학해 로봇과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가 졸업 과제로 내놓은 자동 헬리콥터 조정기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가 팀장으로 있는 로봇 연구팀은 이 제품으로 2005년 홍콩 로봇경진대회에서 1등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 제품을 6000달러에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자동 헬리콥터 조정기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은 약 2000달러에 불과했다. 이 제품이 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그는 로봇 경진대회 상금과 제품 판매 수익금을 모아 중국 제조업의 메카인 선전에 DJI를 창업했다. 2006년, 그가 대학을 졸업한 직후였다.
‘싸구려 중국 제품’ 벗어나 드론업계 선두주자로
DJI를 차린 왕은 카메라가 달린 모형 헬기를 구상했다. 지금의 드론이다. 그는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자체 운영체제 개발에 힘썼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드론은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며 “이것을 쉽게 조종하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그의 목표는 중국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선진국 제조업체를 뒤따라가는 후발주자로 남아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버전의 제품을 내놓을 때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DJI의 제품에 반영됐다. 왕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팬텀’이 대표적이다. 2013년 흰 바탕의 세련된 디자인과 손쉬운 조작법을 가진 팬텀의 등장에 세계는 놀랐다. 네 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된 팬텀은 안정된 자세로 공중에 떠있었고, 조작방법도 간단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편견을 말끔히 해소한 제품이었다. 팬텀은 미국 타임의 ‘2014년 10대 과학기술 제품’, 뉴욕타임스의 ‘2014 우수 첨단기술 제품’,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로봇’에 선정됐다.
DJI는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한 최대 드론업체로 도약했다. DJI의 매출은 2011년 42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3000만달러로 성장했고, 올해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원)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세계 상업용 드론의 표준 기술 대부분을 DJI가 가지고 있다.
“액세서리로 남지 말자”…기술로 경쟁력 유지
DJI는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 모르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자체 액션 카메라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왕은 지난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이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프로를 겨냥한 말이었다. DJI는 미국 액션 카메라 제작업체 고프로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DJI의 드론에 고프로의 카메라를 부착하는 방식이었다. DJI가 성장하면서 고프로도 덩달아 성장했다. 하지만 왕은 고프로가 DJI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쯤으로 여긴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익의 상당 부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고프로는 올해 자체 제작 드론인 ‘카르마’를 내놓았다. 협력관계이던 두 업체가 이제는 경쟁자가 된 것이다. DJI는 고프로 외에 많은 경쟁업체와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의 3D 로보틱스, 프랑스의 패럿 등이다. 최근에는 샤오미까지 드론 시장에 손을 뻗었다.
치열한 드론 점유율 쟁탈전에서 DJI의 전략은 한결같다. 탁월한 기술력과 소비자 편의성이다. DJI는 이달 새 모델인 ‘팬텀4’를 공개했다. 장애물 감지 시스템을 장착해 드론이 비행 중 장애물과 충돌하는 것을 방지했다. 지정한 특정 물체를 자동 추적하는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가 직접 조종하지 않더라도 드론이 원하는 위치로 스스로 이동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사용하기 편한 드론을 만들겠다는 왕의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이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DJI가 성공한 것은 단순히 선두주자였기 때문은 아니다”며 “우리는 창의성과 혁신성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