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400만년 전부터 인간은 술을 마셨다
인간이 술을 빚고 마시는 것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그 시작은 4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트릭 E 맥거번 펜실베이니아대 인류학과 교수는 《술의 세계사》에서 지구상에 술이 생겨난 기원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술이 빚어지고 확산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고대 조상이 술 제조법을 우연하게 습득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물웅덩이에 우연히 떨어져 발효가 된 보리나 쌀 같은 발아 곡물을 주워 먹은 데서 술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농경의 기원을 술에서 찾는다. 맥주에 대한 갈망으로 농경 정착사회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술이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인류 문명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관점에서 술의 역사를 풀어나간다. 그는 “서로 다른 문화의 교류도 새로운 술을 맛보기 위해 이뤄졌다”며 “이런 교류를 통해 한 문화의 고유한 술에 다른 문화의 술이 섞여들며 혼합주가 탄생했다”고 설명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