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생산성 일본 추월?…산업연구원 "엔화 약세 따른 착시효과"

시간당 생산성은 일본의 84%

한국 제조업의 노동 생산성이 처음으로 일본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엔화 약세에 기댄 효과라는 분석이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4일 ‘대일(對日) 캐치업 이후의 한국 제조업’이란 보고서에서 2014년 일본의 제조업 취업자당 생산성을 100이라고 할 경우 같은 해 한국 제조업의 취업자당 생산성은 103으로 나타나 일본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한국 제조업 생산성이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 건 처음으로,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일본의 34%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엔화 약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 연구위원은 “한국의 시간당 생산성이 2005년 일본의 53%에 불과했지만, 2014년엔 84%로 높아지는 등 크게 개선됐다”면서도 “생산성은 환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아베노믹스 이후 이어진 엔화 약세의 영향을 받아 역전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도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고 국내 제조업 생산성 상승률이 부진해 올해는 재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국 제조업은 그동안 일본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 상승 추세를 보여왔는데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될지는 양국의 기술 발전 속도와 환율 상황 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