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의 우승을 축하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오른쪽). 사진=엑스포츠 제공
OK저축은행의 우승을 축하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오른쪽). 사진=엑스포츠 제공
프로배구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무릎을 꿇으며 9시즌 만의 왕좌 탈환 꿈이 무산됐다.

현대캐피탈은 24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세트 스코어 1 대 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1 대 3. 현대캐피탈은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 2차전을 내주고 3차전을 이겨 반격에 나섰지만 ‘벼랑 끝’이라는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후반기 무패·사상 첫 18연승을 질주했다. ‘명가 재건’에 대한 기대가 높아 졌기에 더욱 아쉬운 준우승이었다. 하지만 품격 있는 준우승이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코트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을 일으켜 세웠다. 승자인 OK저축은행 선수들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OK저축은행 선수들이 홈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동안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시상식 직전 도열해 축하 박수를 보냈다. 최윤 OK저축은행 구단주 역시 모자를 벗고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향해 고개 숙여 답례했다.

‘패장’ 최 감독은 “패배는 괴롭지 않았다” 며 “넘기 어려운 강한 팀을 상대로 싸웠고, 실력으로 진 게 맞다”고 결과에 승복했다. 이어 “OK저축은행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었다” 며 “이런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챔프전을 펼친 건 우리에게도 영광이었다” 며 “정말 감사하다. 우리는 동업자다”라고 화답했다.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2시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OK저축은행은 V리그 신흥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창단 3시즌 만에 이룬 쾌거다.

MVP는 로버트랜디 시몬이 받았다. 시몬은 챔프전 4경기 120득점, 공격 성공률 58.72%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의 두 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몬은 V리그를 떠나기 전 큰 선물을 안고 가게 됐다. 시몬은 다음 시즌부터 브라질 리그에서 뛸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