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MONEY] 한잔의 사치…스페셜티 커피의 세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원산지·수확·로스팅 등 전과정 평가
깐깐한 테스트로 애호가들 사로잡아
깐깐한 테스트로 애호가들 사로잡아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스타벅스는 허영과 사치의 상징이었다. 밥보다 비싼 5000~6000원대 커피를 마시는 여성에게 ‘된장녀’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소비자의 커피 취향이 고급스러워지고 시장도 성숙해지면서 한 잔에 1만원이 훌쩍 넘는 커피를 즐기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커피 업계에서는 이를 ‘제3의 물결’이라 부른다.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이 원두커피에 눈을 뜨고, 이제는 원산지와 재배 과정, 로스팅 등 전 과정을 깐깐히 따져 커피를 소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소수 마니아층이 즐기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스페셜티 커피 애호가가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테스트를 80점 이상으로 통과한 커피를 말한다. 커퍼(와인의 소믈리에)가 생두·원두 검사를 비롯해 규격에 맞는 로스팅, 투명도, 맛의 균일성, 향미, 후미, 보디감 등 열 가지 항목을 심사해 점수를 매긴다.
스페셜티와 비슷한 컵 오브 엑설런스(COE) 커피도 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10개국 원두를 수확 시기에 따라 3주간 여섯 번의 커핑을 한 뒤 84점 이상 획득한 커피를 말한다. 스페셜티 커피와 COE 커피는 평가 절차는 다르지만 모두 커피계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 생산 과정을 보면 왜 명품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루소랩의 큐그레이더(커피 품질 감별사) 정경림 팀장에 따르면 우수한 원두를 얻을 수 있는 커피나무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고지대에서 자란다.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에서는 산지 고도에 따라 커피 등급을 결정하기도 하는데 키우기 까다로운 원두일수록 품질이 뛰어나고 고가의 희소한 커피가 된다. 어느 농장에서 누가 생산한 원두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이력 추적도 가능하다. 수확, 가공, 숙성, 운반, 수입, 로스팅 등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준을 충족하고 맛과 풍미를 검증받아야 한다.
미국 유명 커피테이스터 돈 홀리는 “스페셜티 커피는 컵에서 정해진다”며 “한 잔의 컵(커피)이 소비자에게 갈 때까지 모든 과정이 최고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다른 원두와 블렌딩하면 오히려 고유의 향미가 없어지므로 싱글 오리진(단일 원두)을 약배전(약하게 로스팅함)해 즐긴다. 루소랩 청담점에서 여러 종류의 스페셜티 커피를 시음해봤다. 허니 프로세스는 꿀 같은 단맛이 강하게 났다. 케냐는 포도의 산미가 느껴졌고, 콜롬비아 페이네타라는 초콜릿같이 묵직한 맛이 빼어났다.
이들 커피를 항상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되는 원두가 워낙 소량이라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한정판으로 선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명품 원두를 맛보기 위해 ‘커피 맛집’을 찾아다니는 새로운 문화도 생겨났다.
이윤경 한경머니 객원기자 cuty1128@hanmail.net
잡앤조이 구독문의 (02)360-4855
커피 업계에서는 이를 ‘제3의 물결’이라 부른다.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이 원두커피에 눈을 뜨고, 이제는 원산지와 재배 과정, 로스팅 등 전 과정을 깐깐히 따져 커피를 소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소수 마니아층이 즐기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스페셜티 커피 애호가가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테스트를 80점 이상으로 통과한 커피를 말한다. 커퍼(와인의 소믈리에)가 생두·원두 검사를 비롯해 규격에 맞는 로스팅, 투명도, 맛의 균일성, 향미, 후미, 보디감 등 열 가지 항목을 심사해 점수를 매긴다.
스페셜티와 비슷한 컵 오브 엑설런스(COE) 커피도 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10개국 원두를 수확 시기에 따라 3주간 여섯 번의 커핑을 한 뒤 84점 이상 획득한 커피를 말한다. 스페셜티 커피와 COE 커피는 평가 절차는 다르지만 모두 커피계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 생산 과정을 보면 왜 명품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루소랩의 큐그레이더(커피 품질 감별사) 정경림 팀장에 따르면 우수한 원두를 얻을 수 있는 커피나무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고지대에서 자란다.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에서는 산지 고도에 따라 커피 등급을 결정하기도 하는데 키우기 까다로운 원두일수록 품질이 뛰어나고 고가의 희소한 커피가 된다. 어느 농장에서 누가 생산한 원두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이력 추적도 가능하다. 수확, 가공, 숙성, 운반, 수입, 로스팅 등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준을 충족하고 맛과 풍미를 검증받아야 한다.
미국 유명 커피테이스터 돈 홀리는 “스페셜티 커피는 컵에서 정해진다”며 “한 잔의 컵(커피)이 소비자에게 갈 때까지 모든 과정이 최고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다른 원두와 블렌딩하면 오히려 고유의 향미가 없어지므로 싱글 오리진(단일 원두)을 약배전(약하게 로스팅함)해 즐긴다. 루소랩 청담점에서 여러 종류의 스페셜티 커피를 시음해봤다. 허니 프로세스는 꿀 같은 단맛이 강하게 났다. 케냐는 포도의 산미가 느껴졌고, 콜롬비아 페이네타라는 초콜릿같이 묵직한 맛이 빼어났다.
이들 커피를 항상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되는 원두가 워낙 소량이라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한정판으로 선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명품 원두를 맛보기 위해 ‘커피 맛집’을 찾아다니는 새로운 문화도 생겨났다.
이윤경 한경머니 객원기자 cuty1128@hanmail.net
잡앤조이 구독문의 (02)360-4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