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 메이저리그' 입성한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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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스트리밍업체' 드라마피버, 미국 워너브러더스가 인수
미국 시장 점령한 드라마피버, 매년 한국 드라마 40편 서비스
북미·중남미서 연 6억명 시청…접속자 절반 이상 백인·히스패닉
박석 대표
"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유통망 확보…제작지원 등 시너지 기대"
미국 시장 점령한 드라마피버, 매년 한국 드라마 40편 서비스
북미·중남미서 연 6억명 시청…접속자 절반 이상 백인·히스패닉
박석 대표
"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유통망 확보…제작지원 등 시너지 기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끝나면 KBS는 곧바로 밤 11시부터 동영상 파일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드라마피버로 전송한다.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1시에 전송이 완료되면 드라마피버는 스마트폰, TV, PC 등 재생기기에 맞는 여덟 가지 포맷으로 파일을 제작하고 영어와 중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4개 언어로 자막까지 입힌 뒤 저녁 8시 프라임 타임에 맞춰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차를 감안하면 같은 날짜에 한국의 인기 드라마가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 지역에 서비스되는 셈이다.
드라마피버, 시장 점유율 40%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드라마피버를 통해 드라마와 K팝, 영화 등 한류 콘텐츠에 접속하는 숫자는 월평균 약 2500만건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드라마피버의 시장 점유율을 40%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훌루(Hulu) 등 경쟁사가 30%, 나머지 30%는 불법 사이트가 차지하고 있다.
박석 드라마피버 창업자 겸 대표는 “중복 시청자를 감안하면 북미와 중남미에서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중독’ 한류팬을 5000만명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시청 횟수를 기준으로 연간 6억건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드라마피버 유료회원의 1회 평균 접속 시간은 84분으로 드라마 한 편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최근 3년간 매년 두 배씩 접속 건수가 늘어나는 등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박 대표는 “한국 드라마는 스토리가 탄탄한 데다 중독성도 강하다”며 “최근 끝난 ‘치즈인더트랩’(tvN)과 ‘오마이비너스’(KBS) 등도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상속자들’(SBS) 960만명, ‘피노키오’(SBS) 560만명 등 이전 한류 드라마가 뿌리를 내리면서 고정팬이 생긴 영향도 크다. ‘런닝맨’(SBS)과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1200만여명이 시청했다.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피버에 접속하는 숫자만 하루평균 80만건, 누적으로는 5억1000만건에 달한다. 드라마피버 전체 방문자의 40%는 백인이며 히스패닉이 17%, 나머지 43%를 흑인과 아시아계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유료회원 가운데 18~34세 성인이 50.1%, 이 중 여성은 65%다. ‘한류 콘텐츠의 넷플릭스’로 성장 기대
드라마피버의 성공 여부에 회의적이던 방송사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드라마피버가 미국에서 제공하는 한류 콘텐츠 가운데 방송 3사와 CJ, 종합편성채널이 제작한 드라마만 따져도 한 해 40여편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공은 2009년 드라마피버를 설립할 당시엔 상상도 못했다. 미국에 사는 백인과 히스패닉, 흑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돈 내고 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것이다. 박 대표는 당시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컴퓨터 2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 방송사 미국법인에 사정하다시피 해서 받아낸 미니시리즈 DVD 타이틀을 틀어놓고 밤새 직접 자막을 넣으면서 외국인에게 한국 드라마를 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피버의 진가는 2014년 소프트뱅크가 1억달러에 전격 인수하면서 드러났다. 글로벌 콘텐츠로서 한류의 성공 가능성을 일본 기업이 먼저 알아본 것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최대 미디어회사인 워너브러더스(WB)가 소프트뱅크로부터 드라마피버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WB는 2014년에도 드라마피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소프트뱅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백승곤 드라마피버 공동창업자는 “WB의 인수로 드라마피버는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WB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고 제작 지원도 받기 때문에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파워를 끌어올리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대표는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미국 드라마)’를 제외하고 다른 문화권에서도 먹힐 수 있는 크로스컬처 콘텐츠는 한류가 거의 유일하다”며 “K팝과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문화와 관련한 수출상품 시장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드라마피버, 시장 점유율 40%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드라마피버를 통해 드라마와 K팝, 영화 등 한류 콘텐츠에 접속하는 숫자는 월평균 약 2500만건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드라마피버의 시장 점유율을 40%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훌루(Hulu) 등 경쟁사가 30%, 나머지 30%는 불법 사이트가 차지하고 있다.
박석 드라마피버 창업자 겸 대표는 “중복 시청자를 감안하면 북미와 중남미에서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중독’ 한류팬을 5000만명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시청 횟수를 기준으로 연간 6억건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드라마피버 유료회원의 1회 평균 접속 시간은 84분으로 드라마 한 편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최근 3년간 매년 두 배씩 접속 건수가 늘어나는 등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박 대표는 “한국 드라마는 스토리가 탄탄한 데다 중독성도 강하다”며 “최근 끝난 ‘치즈인더트랩’(tvN)과 ‘오마이비너스’(KBS) 등도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상속자들’(SBS) 960만명, ‘피노키오’(SBS) 560만명 등 이전 한류 드라마가 뿌리를 내리면서 고정팬이 생긴 영향도 크다. ‘런닝맨’(SBS)과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1200만여명이 시청했다.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피버에 접속하는 숫자만 하루평균 80만건, 누적으로는 5억1000만건에 달한다. 드라마피버 전체 방문자의 40%는 백인이며 히스패닉이 17%, 나머지 43%를 흑인과 아시아계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유료회원 가운데 18~34세 성인이 50.1%, 이 중 여성은 65%다. ‘한류 콘텐츠의 넷플릭스’로 성장 기대
드라마피버의 성공 여부에 회의적이던 방송사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드라마피버가 미국에서 제공하는 한류 콘텐츠 가운데 방송 3사와 CJ, 종합편성채널이 제작한 드라마만 따져도 한 해 40여편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공은 2009년 드라마피버를 설립할 당시엔 상상도 못했다. 미국에 사는 백인과 히스패닉, 흑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돈 내고 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것이다. 박 대표는 당시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컴퓨터 2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 방송사 미국법인에 사정하다시피 해서 받아낸 미니시리즈 DVD 타이틀을 틀어놓고 밤새 직접 자막을 넣으면서 외국인에게 한국 드라마를 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피버의 진가는 2014년 소프트뱅크가 1억달러에 전격 인수하면서 드러났다. 글로벌 콘텐츠로서 한류의 성공 가능성을 일본 기업이 먼저 알아본 것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최대 미디어회사인 워너브러더스(WB)가 소프트뱅크로부터 드라마피버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WB는 2014년에도 드라마피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소프트뱅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백승곤 드라마피버 공동창업자는 “WB의 인수로 드라마피버는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WB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고 제작 지원도 받기 때문에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파워를 끌어올리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대표는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미국 드라마)’를 제외하고 다른 문화권에서도 먹힐 수 있는 크로스컬처 콘텐츠는 한류가 거의 유일하다”며 “K팝과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문화와 관련한 수출상품 시장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