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식장이 변신하는 첫째 요인은 하객 수 감소다. 성대한 결혼식을 최고로 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50명에서 100명 단위의 작은 결혼식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러면서 예식의 질은 높였다. 다음 예식 시간에 쫓겨 급히 밥을 먹거나 식당이 좁아 불편한 일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강현경 웨스틴조선호텔 연회예약실장은 “하객 수가 점점 적어지고 전보다 개인화, 고급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하객보다 신부와 신랑 중심으로 결혼식 문화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예비부부들의 요구는 구체적이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어떤 꽃으로 장식할지, 접시는 어떤 것으로 할지 등을 일일이 요구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올해의 색상으로 꼽힌 ‘오커골드’ 금속 패널로 꾸민 무대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랑 신부의 요구에 따라 어떤 형태로 예식을 진행해도 잘 어울린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패널에 빛이 반사돼 신랑 신부를 빛나게 하는 조명 역할도 한다. 자체 꽃 브랜드인 격물공부에서 벚꽃과 수국, 라일락, 목화 등으로 각각 예식에 맞게 꽃을 장식해준다. 하객 수가 줄면서 서양처럼 결혼식과 피로연을 구분해 진행하는 ‘파티 예식’도 제공한다. 엄숙한 예식에서 벗어나 파티 같은 피로연으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했다. 개성이 강한 신랑과 신부가 파티 스타일의 결혼식을 선호한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서울 포시즌스호텔은 맞춤웨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인 컨설팅을 통해 예식 기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돕는다. 꽃장식으로 유명한 니콜라이 버그만의 플라워 디자인 팀은 개개인이 좋아하는 색상과 꽃 종류 등을 고려해 작품을 완성한다. 총주방장 랄프 도메이어와 니콜라스 오웬으로 구성된 셰프팀은 각 예식에 따라 식성을 반영한 피로연 정찬을 기획한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