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주택 월 지급액 높여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만 60세 이후 노후에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은 최근 들어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월 가입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새로 나오는 주택연금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집을 살 때 은행 빚을 진 이들도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주택연금을 보금자리론에 연계한 상품이 대표적이다. 연금전환을 약속한 시점까지는 대출 원금과 이자를 성실히 갚다가 전환 시점이 되면 빚을 일시에 상환한 뒤 남는 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방식이다. 주택연금을 활용해 가계부채 구조를 ‘처음부터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유도하는 정책 상품이다.
지난해 말 이전에 변동금리 혹은 만기 일시상환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이들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면서 대출 구조를 바꾼 것에 대한 보상으로 연 0.15%포인트, 주택연금 예약에 대한 인센티브로 0.15%포인트 우대금리를 주기 때문이다.
다만 보금자리론 전환과 주택연금 예약에 따른 이자 감면은 대출 만기가 끝날 때 일시 수령하게 된다. 주택연금 가입 약속을 어기는 걸 방지하자는 차원에서다. 금융위는 예약제 시행으로 고정금리·분할상환 비중이 향후 10년 동안 1.7%포인트 올라가고 약 8조원의 가계부채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을 받은 이들은 상환구조 전환에 따른 혜택은 없지만 새로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면서 0.15%포인트 이자 감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 등은 예약제에 따른 장려금과 관련해 대출액이 클수록 장려금 지급액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 3억~5억원(보금자리론 최대 한도) 대출에 대해선 장려금 지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부부 기준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이면 가입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도 혜택을 늘렸다. 일시 인출 한도를 연금보장액의 50%에서 70%로 증액했다. 은행(제2금융권 포함)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을 만큼 연금을 미리 받고 남는 돈은 평생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저소득층을 위한 우대형 주택연금 세부안도 나왔다. 주택가격 1억5000만원 이하, 부부 기준 1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으로 월 지급금을 8~15% 추가로 줄 예정이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주택연금 가입자를 매년 35%씩 늘려 작년 말 기준 2만6000명인 가입자 수를 10년 뒤인 2025년에는 48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0년 동안 약 22조원의 가계부채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전망이다.
■ 주택연금
9억원 이하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상품으로 만 60세 이상, 부부 기준 1주택만 가입할 수 있다. 본인 집에 계속 살면서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2007년 도입됐다.
박동휘/김일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