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7%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3.5%)에 이어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 줄어드는 10대 기업] 간판기업 매출 2년새 67조 줄어…영업이익도 14조원 급감
한국경제신문이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뢰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10대 그룹 대표 기업 10곳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합계는 612조2900억원으로 전년보다 6.6% 감소했다.

이들 10대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0조6100억원으로 2014년보다 13.3%(3조65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2013년 영업이익 합계 54조8000억원에 비하면 15조원가량 줄었다.

◆점유율 하락 등 매출 감소 심각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간판 기업 10곳의 매출 합계는 2013년 679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2014년 3.5%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6.6% 감소해 하락폭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 612조2900억원은 2013년과 비교하면 9.9%, 금액으로는 67조1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2.7%)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26.6%) LG전자(-4.3%) 포스코(-10.6%) GS칼텍스(-29.6%) 현대중공업(-12.1%) 대한항공(-3.1%) 등 일곱 곳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중공업 등 3개사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매출이 늘어난 곳은 현대자동차(3.0%)와 롯데쇼핑(3.7%) (주)한화(10.5%) 등 세 곳뿐이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해외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점유율은 22.5%로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24.7%)에 비해서는 2.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국 화웨이는 이 기간 점유율이 5.5%에서 7.3%로 높아졌다. 포스코는 공급 과잉과 수익성 저하, 현대중공업은 플랜트 실적 부진과 수주 점유율 감소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다만 현대차는 신흥시장 수요 위축과 유로화 및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 속에서도 선방해 지난해 매출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65조8600억원에서 48조3600억원으로 17조5000억원 줄어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주)한화로 37조4600억원에서 41조3800억원으로 3조9200억원 늘었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10대 기업의 매출이 2년 연속 줄었다는 것은 국내 주력 기업이 성장 정체 또는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며 “일자리 감소 등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빼면 영업익 정체 수준

지난해 10대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40조6100억원으로 13.3% 증가했다. 그러나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에 비해 14조1900억원이나 적다. 2014년 영업이익이 34.6%나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삼성전자(증가율 5.5%) 대한항공(123.4%) (주)한화(47.0%) 등이다. 2014년 적자였던 정유사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흑자 전환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키웠다. 두 정유사를 제외한 8대 기업만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1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증가율 13.3%와 비교하면 11%포인트 차이가 난다.

정유사들은 2014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유가가 급락하면서 비싸게 들여온 원유로 생산한 석유제품을 싸게 팔았기 때문이다. 2014년 초 배럴당 100달러이던 국제 유가는 그해 말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에는 저유가가 지속된 덕분에 실적을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SK이노베이션(2조1600억원 증가), 줄어든 곳은 현대자동차(1조1900억원 감소)였다. 조선 경기 악화에 직면한 현대중공업은 1조5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