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하 물 세례 받는 조정민 > 조정민(가운데)이 27일 베트남 달랏에서 끝난 KLPGA 투어 달랏앳1200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선수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 축하 물 세례 받는 조정민 > 조정민(가운데)이 27일 베트남 달랏에서 끝난 KLPGA 투어 달랏앳1200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선수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조정민(22·문영그룹·사진)이 베트남의 강풍을 뚫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5타 차를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조정민은 27일 베트남 달랏의 1200CC(파72·6665야드)에서 열린 달랏앳1200레이디스챔피언십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선두 오지현(20·KB금융그룹)에 5타 뒤진 공동 3위에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조정민은 합계 5언더파 211타를 쳐 정규투어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1억원.

베트남 강풍 뚫은 조정민, 역전드라마로 생애 첫승
조정민은 뉴질랜드에서 골프를 배웠다. 대구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다가 스포츠센터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며 재능을 인정받은 조정민은 2010년부터 2년간 뉴질랜드 국가대표를 하다가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KLPGA 투어에서 활동했다.

조정민은 이후 드림투어(2부 투어)와 정규 투어를 오르내리며 힘겨운 투어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7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순위를 끌어올리다가 지난 3월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조정민은 혼자 다른 코스에서 경기하는 듯했다. 그가 기록한 3언더파는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다. 거센 바람 탓에 3라운드를 시작한 60명의 선수 중 3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할 정도로 난도가 높았다.

2라운드까지 7언더파로 3타 차 단독 선두였던 오지현은 9번홀까지 버디는 2개에 그치고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쏟아내며 5타를 잃었다. 이 사이 1타밖에 잃지 않은 지한솔이 선두, 타수를 지킨 조정민이 오지현과 공동 2위로 전반을 끝냈다. 이들 세 선수의 접전은 15번홀(파4)을 지나면서 조정민 쪽으로 기울었다.

11번홀(파4)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조정민은 15번홀(파4)에서 기막힌 샷을 날렸다.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 둔덕을 타고 홀 바로 앞에 멈췄다. 조정민은 이 홀에서 탭인 버디를 낚았다. 조정민은 16번홀(파5)에서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오지현과 격차를 더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