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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고용세습'과의 전쟁] '일자리 대물림' 귀족노조…단협에 "내 자식부터 뽑아라" 69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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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69개사 단협 조사…정부발 노동개혁 '신호탄'

    "신기술 도입 동의 받아라" 경영권 침해 368곳
    노조 "이미 사문화"…이기권 "그렇다면 없애라"
    청년유니온,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 청년단체 모임인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가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대 국회에 청년 일자리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유니온,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 청년단체 모임인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가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대 국회에 청년 일자리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자체 노동개혁에 팔을 걷었다. 2년여를 끌어온 노동개혁 입법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총선 정국이 펼쳐지면서 정부가 현장 개혁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다. 28일 단체협약 실태 조사 결과 발표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노동개혁 현장실천 4대 핵심과제를 선정한 이후 나온 ‘후속조치 제1호’다. 4대 핵심과제는 △근로소득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공정인사(일반해고) 지침 확산 △청년·비정규직 등 취약근로자 보호 강화 등이다.

    일각에서는 4·13 총선을 앞두고 노동개혁을 좌초시킨 노동계를 압박해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입법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정부 '고용세습'과의 전쟁] '일자리 대물림' 귀족노조…단협에 "내 자식부터 뽑아라" 694곳
    고용부가 근로자 100명 이상 사업장 2769곳의 단협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년 퇴직자나 장기 근속자가 자녀 등 가족들에게 일자리를 물려주는 ‘고용세습’ 조항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 퇴직자의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사람을 우선 채용하도록 하는 규정도 있었다. A기업은 직원을 새로 뽑을 때 채용기준에 적합하고 다른 지원자와 조건이 같으면 노조가 추천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채용토록 단협에 규정했다. 이런 식의 채용 특혜 규정을 단협에 명시한 기업이 전체의 25.1%(694곳)였다.

    회사에서 노조 운영비를 지원받는 곳도 254곳(9.2%)에 달했다. 노동조합법상 노조에 대한 금전적 지원은 불법이다. B기업은 노조활동 지원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씩 지정된 계좌로 입금했다. C기업은 노조 전임자 수당으로 한 달에 30만원을 지급하고 전임자의 차량유지비를 지원했다. 노조 전용차량과 유류비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4년마다 차량을 교체해주기로 한 협약도 있었다.

    ‘유일교섭단체 규정’을 명시한 801곳(28.9%)도 적발됐다. 복수노조 체제를 무시하고 특정 노조만이 단협을 맺을 수 있다는 것으로, 노동조합법에 어긋난다. D기업 단협은 ‘기존 노조가 조합원을 대표해 임금, 노동조건, 조합활동 권리 및 기타 사항에 관해 교섭하는 유일한 노동단체이며 제2의 노동단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위법은 아니지만 노조가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단협도 368개(13.3%)나 됐다. 기업이 직원 채용 승진 휴직 배치전환 등을 할 때 노조와 사전합의해야 하고, 회사 일부를 하도급하고자 할 때 노조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하는 식이다. E기업 단협은 ‘기업 분할·합병, 사업장 이전, 신기술 도입 때 노조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노동계는 이날 정부 발표에 즉각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미 실효성이 없거나 수정 중인 단협을 억지로 동원해 적법한 협약을 불합리한 것인 양 왜곡하는 거짓 선동이자 흑색선전”이라고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청년 일자리 해소 방안은 없고 그저 2대 행정지침(저성과자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을 현장에 관철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불합리한 관행들이 단협에 있다는 것 자체가 대외적으로 보면 경직된 노사관계로 비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아 사문화된 것이라면 수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기업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일부 대기업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협력업체에 부담을 떠넘겨 노동시장 양극화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기업들도 인사·경영에 관한 본질적 사항에 대해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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