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금감원, 블록딜 전 공매도에 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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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현대증권 전격 조사 착수
블록딜 전 공매도 거래 많았던 증권사 3~4곳 검사 진행 중
금감원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증권업계 "위험 회피 관행일 뿐"
블록딜 전 공매도 거래 많았던 증권사 3~4곳 검사 진행 중
금감원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증권업계 "위험 회피 관행일 뿐"
▶마켓인사이트 3월29일 오후 4시33분
금융당국이 불법 논란이 일고 있는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전 공매도와 관련해 증권업계를 상대로 전방위 조사를 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사전에 취득한 블록딜 정보를 이용해 벌인 공매도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록딜 전 공매도가 관행처럼 이뤄져온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증권업계에 적잖은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헤지거래 VS 미공개 정보 활용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에 대해 블록딜 전 공매도와 관련해 검사를 벌였다. 금감원은 앞서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증권사 2~3곳도 검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가 블록딜 전 진행한 공매도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상장사 블록딜 물량을 인수하기 전에 미리 해당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주식을 빌려(대차) 매도했다. 공매도 후 블록딜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주식을 매입해 갚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차익을 실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블록딜 정보를 사전에 이용한 것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행위이거나 지난해 7월 새로 도입된 시장교란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교란행위는 회사 내부에서 나온 정보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알려지지 않은 시장정보로 투자하는 행위까지 처벌토록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거래를 많이 한 증권사들 위주로 현황을 파악한 뒤 위법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과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외 증권사 직원들이 블록딜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의 블록딜 전 공매도 혐의를 포착하고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증권사들은 블록딜 전 공매도가 위법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별도로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헤지(위험회피)를 하기 위한 거래라는 주장이다. 블록딜 이후 해당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록딜 물량을 인수하는 증권사로서는 헤지가 불가피하다는 해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주주가 대량의 블록딜을 하면 다음날 주가가 떨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리스크(위험) 헤지 차원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블록딜 전 공매도가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거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시장교란행위 규제가 도입된 지난해 7월 이후에는 블록딜 전 공매도를 하지 않아 금감원의 법리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블록딜 전 공매도가 오랜 기간 증권업계에서 관행처럼 이뤄져온 만큼 이제 와서 불법 여부를 가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블록딜 전 공매도를 한 증권사들을 처벌하기에 앞서 명확한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록딜
block deal.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 장중 주가 급락은 피할 수 있으나 다음날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임도원/이유정 기자 van7691@hankyung.com
금융당국이 불법 논란이 일고 있는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전 공매도와 관련해 증권업계를 상대로 전방위 조사를 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사전에 취득한 블록딜 정보를 이용해 벌인 공매도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록딜 전 공매도가 관행처럼 이뤄져온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증권업계에 적잖은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헤지거래 VS 미공개 정보 활용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에 대해 블록딜 전 공매도와 관련해 검사를 벌였다. 금감원은 앞서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증권사 2~3곳도 검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가 블록딜 전 진행한 공매도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상장사 블록딜 물량을 인수하기 전에 미리 해당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주식을 빌려(대차) 매도했다. 공매도 후 블록딜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주식을 매입해 갚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차익을 실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블록딜 정보를 사전에 이용한 것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행위이거나 지난해 7월 새로 도입된 시장교란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교란행위는 회사 내부에서 나온 정보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알려지지 않은 시장정보로 투자하는 행위까지 처벌토록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거래를 많이 한 증권사들 위주로 현황을 파악한 뒤 위법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과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외 증권사 직원들이 블록딜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의 블록딜 전 공매도 혐의를 포착하고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증권사들은 블록딜 전 공매도가 위법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별도로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헤지(위험회피)를 하기 위한 거래라는 주장이다. 블록딜 이후 해당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록딜 물량을 인수하는 증권사로서는 헤지가 불가피하다는 해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주주가 대량의 블록딜을 하면 다음날 주가가 떨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리스크(위험) 헤지 차원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블록딜 전 공매도가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거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시장교란행위 규제가 도입된 지난해 7월 이후에는 블록딜 전 공매도를 하지 않아 금감원의 법리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블록딜 전 공매도가 오랜 기간 증권업계에서 관행처럼 이뤄져온 만큼 이제 와서 불법 여부를 가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블록딜 전 공매도를 한 증권사들을 처벌하기에 앞서 명확한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록딜
block deal.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 장중 주가 급락은 피할 수 있으나 다음날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임도원/이유정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