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권에 감원한파가 거세지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은행과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떨어뜨리고, 신흥국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결과다. 생존이 급한 금융기관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다.

30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만 명 가까운 인력을 줄인 미국과 유럽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올해 초 대규모 감원 계획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주요 IB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감원 계획을 발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현재까지 IB 감원 규모가 총 1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1월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한국, 대만, 호주, 말레이시아에서 철수하고 총 1200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채권부문을 중심으로 109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글로벌 시장 채권 부문 인력 75명을 줄였다. 영국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는 비용 절감을 위해 투자자문 부문에서 220명, 보험상품자문 부문 200명 등 총 550명을 감원키로 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2차 구조조정 계획에서 올해 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사업부문도 규모를 기존의 70%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대형은행 11곳은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0만 명을 감원했다고 FT는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 IB에서 감원된 인원은 90만 명에 달하고, 올해를 기점으로 1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금융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금융·보험업권 취업자는 78만2000명으로 역대 최고였던 2013년 7월 89만4000명에 비해 11만2000명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작년 금융·보험업권 취업자는 7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8000명(5.7%)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한경닷컴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