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현 경영진이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30일 서울 YMCA회관에서 열린 동양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진기업과 파인트리 자산운용이 제안한 이사의 수 증원 안건(제 1호 의안의 1, 2)이 모두 부결됐다.

이날 주총은 동양의 전체 발행주식총수 2억3908만1867주 중 서면, 전자 투표를 포함해 1억5760만4090주가 참여했다.

첫번째 안건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제안한 이사수 15명 증원 안건(제 1호의안의 1)은 55.8%(8796만9528주)만이 찬성했다. 두번째로 유진기업이 제안한 이사수 16명 증원 안건(제 1호의안의 2) 역시 찬성률이 56.2%(8859만3609주)에 그치며 부결됐다.

이사수 증원 안건이 통과하기 위해선 의결권 총수의 33.3%, 주총 참석 주식수의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즉 두 안건 모두 총 주식 수의 3분의 1은 통과했으나 주총 참석자의 3분의 2에는 미달해 부결된 것이다.

앞서 동양은 법정관리 졸업 전 경영권 방어 문턱을 높여 놓은 바 있다.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 인원수를 16명에서 10명으로 줄였고, 사내이사 7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해 이사진 정원도 채워놨다.

그러나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서 결국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 A씨는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주총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공동의결권 계약을 체결한 점이 의심스럽다"며 "하나도 힘을 들이지 않고 동양에 입성하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 B씨는 "동양의 현 경영진도 견제가 필요하다"며 "유진기업이 적극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33%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무조건 반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