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000억 대기업도 유암코 통해 구조조정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확대 개편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우려 중소기업,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기업, 매출 5000억원 안팎의 대기업 등으로 구조조정 대상을 확대한다.

이성규 유암코 대표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날 8개 은행 기업구조조정 담당 부행장 등을 불러 연 ‘시장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 자리에서다.

유암코는 지난 1월 워크아웃 중인 오리엔탈정공과 영광스텐을 첫 번째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하고, 사모펀드(PEF)를 설립해 구조조정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유암코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워크아웃 중인 중견기업(매출 1000억~1500억원)에서 다양한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기업은행과 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자율협약 등 워크아웃 이전 단계에 있는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해당 기업이 더 큰 위험에 빠지기 전에 정상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펀드를 통해 법정관리 중인 기업도 구조조정 대상에 넣기로 했다.

매출 5000억원 안팎의 대기업도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기업의 주식과 채권을 매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우량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신규 자금을 지원해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암코는 부실기업 채권 관련 공개경쟁 입찰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4~5개 기업의 추가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유암코는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 수익을 채권 매도인과 일부 공유하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유암코를 통한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은 기업 자율의 구조조정과 채권은행 및 법원 주도의 구조조정 간 틈새를 메우는 긴요한 수단”이라며 “스스로 작동하는 구조조정 시장이 조성되면 금융회사는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원과 노력을 다른 부문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