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가운데)이 충북 오송의 메디톡스 공장을 방문해 정현호 메디톡스 사장(왼쪽)에게 스마트공장 구현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가운데)이 충북 오송의 메디톡스 공장을 방문해 정현호 메디톡스 사장(왼쪽)에게 스마트공장 구현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
“중견·중소기업도 이제 기술 개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스마트공장을 구현해야 진정한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입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중견·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도사’로 나섰다. 스마트공장을 구현한 산업 현장을 틈나는 대로 돌아보며 스마트공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 회장은 3월 말 충북 오송의 메디톡스 2공장을 찾았다. 월 초 우주일렉트로닉스 방문에 이어 3월에만 두 번째다. 김 회장은 “수출 불황이 깊어지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기적인 대응책보다 수출 기업의 근본적인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공장은 제품 기획,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의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말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공장을 핵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무역협회가 앞장서 중견·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의 필요성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반기에 ‘찾아가는 스마트공장 설명회’를 다섯 차례 열 계획이다. 스마트공장의 최신 트렌드와 지원 사업을 소개하고 개별 상담회도 마련한다. 하반기에는 ‘스마트공장 국제콘퍼런스’를 열 예정이다. 스마트공장 구현에 앞서 있는 독일 연구소와 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구체적인 선진 사례를 전파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독일은 공과대학과 연구소, 기업들이 힘을 합쳐 ‘제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이날 방문한 메디톡스(사장 정현호)는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를 국산화한 기업이다. 주름 개선과 치료 등에 쓰이는 이 제품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세계 최초로 비(非)동물성 ‘액상’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 ‘이노톡스’도 선보였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885억원. 이 중 수출은 390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메디톡스의 경쟁력은 과감한 연구개발과 첨단시설 투자에서 나온다. 오송(제2공장)의 최첨단 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연합(EU)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한 생물학적 제제 생산 시설을 갖췄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를 제조·생산하는 데 필요한 주요 장비들은 작업자 조작에 의한 오류를 최소화한 자동화 공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했고, 유리병 세척 및 멸균, 무균충전, 동결건조 등 주요 생산라인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작업 정보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정현호 사장은 “스마트공장 구현 수준이 목표의 50% 수준인데도 전체 생산량이 1공장(오창, 본사)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독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은 이미 ICT를 활용한 스마트공장 구축에 많은 지원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도 제조업의 스마트공장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송(충북)=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