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5회째…"당장 창업해도 좋은 아이디어 넘쳐"
자녀가 모바일로 부모 건강관리…생활관련 아이템 많아

◆헬스케어에 GPS·IoT 접목
서강대 경희대 울산대 등 국내 대학생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치매환자의 치아 임플란트 속에 마이크로 GPS칩을 삽입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분실 염려가 없고 실시간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중국팀은 불면증 환자 치료에 쓰는 ‘수면 간호사’ 앱을 선보였다. 수면시간 등의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해 치료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팀은 부모 건강을 자식들이 스마트폰으로 관리해주는 ‘테크케어’ 앱과 인근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할 수 있는 앱을 출품했다. 대회 관계자는 “유교 문화권 대학생이 많이 참가하다 보니 가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평소 불편한 점에서 찾아낸 ‘생활 밀착형’ 창업 아이디어가 많은 것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필리핀 국립대 학생들은 여성을 위한 휴대용 비데인 ‘바쉬’를 내놨다.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공중화장실 등에서 위생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다. 몽골 대학생들은 다이어트용 저울 ‘ENF스케일’을 소개했다. 식재료를 올려 놓으면 칼로리와 비타민 함유량 등을 표시해주고 개인별 적정 섭취량까지 알려준다.
대만팀은 ‘일어나거나 혹은 죽거나’라는 늦잠 방지용 앱을 개발했다. 휴대폰 알람이 울려도 계속 자면 옛 애인이나 직장 상사에게까지 연락이 간다. 창피함을 주는 방식으로 늦잠을 막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인도네시아 국립대 학생들이 소개한 ‘클랜’은 가족 간 SNS다. 일정관리 앱 등 다른 앱과 연동하거나 동기화가 가능해 가족 일정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식도락도 학생들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요리사를 집으로 초청해 직접 요리하게 하는 ‘쿡 서핑’ 앱(중국팀), 함께 식사할 사람을 SNS로 연결해주는 레스토랑 예약 앱(인도) 등도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시아 최대 대학생 창업행사
심사를 맡은 김은정 중원대 예체능대학장은 “당장 창업해도 괜찮을 아이템이 많고 과감한 시도도 눈에 띄었다”며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즐기는 축제였다”고 말했다. 출품작 수준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국제 대학생 창업교류전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이기도 하다. 아시아 각국의 창업 트렌드를 확인하면서 대학생들이 어떤 제품을 개발해 해외로 진출할지 고민할 수 있는 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