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한 ‘호남텃밭’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를 탈당한 국민의당 후보들이 우세를 보이면서 수십년간 유지돼온 호남의 일당독주 체제는 무너질 가능성이 커졌다.

1일 현재 호남 28개 지역 중 여론조사가 시행된 18곳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가 각각 8곳과 9곳에서 앞서며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무소속은 1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남 여수갑,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전북 남원·임실·순창, 전북 김제·부안, 전북 전주병 5곳은 후보 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좁혀져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섣불리 승부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광주 전남에서는 국민의당 후보가, 전북에서는 더민주가 앞서가는 구도였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당보다는 후보 인물 경쟁으로 바뀌는 추세다. 또 야권 분열에 따른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경계하는 호남 표심이 막판 전략적 투표성향을 나타내면 대부분 지역에서 피말리는 박빙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31일까지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앞서는 국민의당 후보는 천정배(광주 서을), 주승용(전남 여수을), 황주홍(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조배숙 후보(전북 익산을) 등이다. 초반 승기를 잡은 더민주 후보는 이용섭(광주 광산을), 노관규(전남 순천), 우윤근(전남 광양·곡성·구례), 이춘석(전북 익산 갑), 김윤덕(전북 전주갑), 최형재 후보(전북 전주을) 등이다.

호남에서 판세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전북이다.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것이 적잖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 전주병에서는 현역인 김성주 더민주 후보와 정 국민의당 후보 간 싸움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세를 보이고 있다.

3월29일 전주MBC와 전북도민일보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39.9%)와 정 후보(35.1%) 간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전남 여수갑에서 맞붙고 있는 송대수 더민주 후보와 이용주 국민의당 후보를 비롯해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안호영 더민주 후보와 임정엽 국민의당 후보), 전북 김제·부안(김춘진 더민주 후보와 김종회 국민의당 후보)에서도 5%포인트 이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전주MBC·JTV전주방송·전북도민일보, 3월31일 조사)에서는 강동원 무소속 후보(24.9%)가 근소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박희승 더민주 후보(15.7%), 이용호 국민의당 후보(21.4%)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