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콘서트로 다시 만나는 김광석의 삶과 노래
“제 노래 ‘사랑했지만’을 사실 별로 안 좋아했어요. 사랑하는데 바라보기만 한다는 가사 때문에…. 그러다 좋아하기로 했어요. 어느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이 노래가 1926년생인 할머니 마음에 사춘기 소녀 감성을 불러일으켰다고.”

지난 1일 서울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갤러리. 낮으면서도 소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사진)이 1995년 8월 소극장 학전블루 공연에서 한 말이었다. 노래 ‘사랑했지만’과 당시 관객의 작은 웃음소리까지 들렸다. 갤러리 벽엔 이 노래에 얽힌 짧은 사연과 자필 악보가 걸려 있다. 자리를 옮기면 다른 곡도 들을 수 있다.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이 공연 속 얘기들과 함께 차례로 흘러나온다.

가수 김광석 2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음악을 재조명하는 국내 최초의 음악전시회 ‘김광석을 보다 展: 만나다·듣다·그리다’가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다. 1984년 데뷔 이후 1000회가 넘게 했던 라이브 공연 장면과 통기타, 자필 악보, 메모 등 유품 3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6월26일까지. 20주기 기념 공연도 예정돼 있다. 2011년부터 매년 열리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는 5월7일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