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 '장타쇼', 단숨에 선두…전인지·리디아 고, 턱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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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인스퍼레이션 3R
상위권 1~2타 차 선두경쟁…시즌 첫 '메이저퀸' 안갯속
박성현, 3타 차 공동 7위…미셸 위도 모처럼 기지개
'샷 난조' 김세영, 예선탈락
상위권 1~2타 차 선두경쟁…시즌 첫 '메이저퀸' 안갯속
박성현, 3타 차 공동 7위…미셸 위도 모처럼 기지개
'샷 난조' 김세영, 예선탈락
미국 골프계에선 렉시 톰슨(21)을 ‘미국 여자골프의 새 아이콘’으로 부른다. 183㎝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화끈한 장타에 섬세한 퍼팅, 필드를 지배하는 카리스마까지 ‘3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선수들에게 치여 준우승만 도맡아 하던 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가 결혼을 발표하자 “루이스의 시대는 갔다”며 대놓고 ‘톰슨 대세론’을 거론하기도 한다.
한국 골퍼에겐 그만큼 위협적이다. 롱아이언으로 힘겹게 세컨드 샷을 치면 톰슨이 짧은 웨지로 공을 툭툭 쳐 버디를 잡아내 기를 죽이기 일쑤여서다. “질린다. 종족 자체가 다른 것 같다”고 하는 선수가 많다. “‘K골프’의 독주를 저지할 유일한 미국 카드”라고 말하기도 한다. 3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3라운드에서 이 말은 꼭 들어맞았다.
○‘뛰는’ 전인지, ‘나는’ 톰슨
시작은 ‘슈퍼 루키’ 전인지(23·하이트진로)의 깜짝 질주였다. 1타 차 공동 3위로 3라운드에 들어선 전인지는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2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퍼팅이 흔들렸다. 4, 6, 8번홀 연속 보기가 터져나왔다. 짧은 퍼팅이 홀컵 주변에서 힘을 잃으며 살짝 꺾였다. 그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눈에 초점이 잘 안 맞았다. 느낌에 의존해 볼을 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인지가 ‘롤러코스터’ 스코어와 씨름하는 사이 선두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태국의 희망’ 에리야 쭈타누깐(21), 전 세계랭킹 1위 미야자토 아이(31·일본), ‘골프 천재’ 리디아 고(19·뉴질랜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상금왕 이보미(28·혼마골프) 등이 선두에 오르내리는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전인지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건 후반부터다. 11번홀 버디로 다시 포문을 연 그는 15, 18번홀에서 2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쭈타누깐, 리디아 고와 함께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3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시작한 톰슨은 새 퍼터에 적응이 덜 된 듯했다. 10번홀까지 버디를 1개밖에 잡지 못한 채 보기 2개를 범하며 타수를 까먹었다. 1~2m짜리 짧은 퍼팅이 홀컵 좌우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하지만 15번홀부터 난조였던 웨지샷과 퍼팅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5, 16번홀 연속 버디.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전인지 등 ‘클럽하우스 선두’와의 격차도 1타 차로 좁혀졌다.
18번홀에서는 특유의 장타가 빛을 발했다. 561야드짜리 파5홀에서 5번 아이언 세컨드 샷으로 공을 홀컵 옆에 붙인 뒤 원 퍼트로 이글을 잡아냈다.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그의 이름이 올라갔다.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리디아 고, 쭈타누깐, 전인지는 한순간에 공동 2위로 밀려났다. 톰슨은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라운드 선두로 여덟 번 나서 다섯 번 우승했다.
○박성현 “역전쇼 보라”
LPGA 3개 대회에 연속 출전한 박성현(23·넵스)도 우승권에 바짝 다가섰다. 1라운드 1언더파, 2라운드 5언더파, 이날 1언더파를 쳐 7언더파 공동 7위로 역전쇼가 가능한 위치다. 재미 동포 미셸 위(27)도 박성현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라 모처럼 ‘메이저 퀸’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LPGA 통산 4승의 미셸 위는 2014년 6월 US여자오픈 제패 이후 우승이 없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앞서 열린 2라운드에서 중간합계 4오버파로 예선 탈락해 ‘한풀이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섰다 퍼팅 난조로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한국 골퍼에겐 그만큼 위협적이다. 롱아이언으로 힘겹게 세컨드 샷을 치면 톰슨이 짧은 웨지로 공을 툭툭 쳐 버디를 잡아내 기를 죽이기 일쑤여서다. “질린다. 종족 자체가 다른 것 같다”고 하는 선수가 많다. “‘K골프’의 독주를 저지할 유일한 미국 카드”라고 말하기도 한다. 3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3라운드에서 이 말은 꼭 들어맞았다.
○‘뛰는’ 전인지, ‘나는’ 톰슨
시작은 ‘슈퍼 루키’ 전인지(23·하이트진로)의 깜짝 질주였다. 1타 차 공동 3위로 3라운드에 들어선 전인지는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2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퍼팅이 흔들렸다. 4, 6, 8번홀 연속 보기가 터져나왔다. 짧은 퍼팅이 홀컵 주변에서 힘을 잃으며 살짝 꺾였다. 그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눈에 초점이 잘 안 맞았다. 느낌에 의존해 볼을 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인지가 ‘롤러코스터’ 스코어와 씨름하는 사이 선두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태국의 희망’ 에리야 쭈타누깐(21), 전 세계랭킹 1위 미야자토 아이(31·일본), ‘골프 천재’ 리디아 고(19·뉴질랜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상금왕 이보미(28·혼마골프) 등이 선두에 오르내리는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전인지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건 후반부터다. 11번홀 버디로 다시 포문을 연 그는 15, 18번홀에서 2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쭈타누깐, 리디아 고와 함께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3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시작한 톰슨은 새 퍼터에 적응이 덜 된 듯했다. 10번홀까지 버디를 1개밖에 잡지 못한 채 보기 2개를 범하며 타수를 까먹었다. 1~2m짜리 짧은 퍼팅이 홀컵 좌우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하지만 15번홀부터 난조였던 웨지샷과 퍼팅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5, 16번홀 연속 버디.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전인지 등 ‘클럽하우스 선두’와의 격차도 1타 차로 좁혀졌다.
18번홀에서는 특유의 장타가 빛을 발했다. 561야드짜리 파5홀에서 5번 아이언 세컨드 샷으로 공을 홀컵 옆에 붙인 뒤 원 퍼트로 이글을 잡아냈다.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그의 이름이 올라갔다.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리디아 고, 쭈타누깐, 전인지는 한순간에 공동 2위로 밀려났다. 톰슨은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라운드 선두로 여덟 번 나서 다섯 번 우승했다.
○박성현 “역전쇼 보라”
LPGA 3개 대회에 연속 출전한 박성현(23·넵스)도 우승권에 바짝 다가섰다. 1라운드 1언더파, 2라운드 5언더파, 이날 1언더파를 쳐 7언더파 공동 7위로 역전쇼가 가능한 위치다. 재미 동포 미셸 위(27)도 박성현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라 모처럼 ‘메이저 퀸’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LPGA 통산 4승의 미셸 위는 2014년 6월 US여자오픈 제패 이후 우승이 없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앞서 열린 2라운드에서 중간합계 4오버파로 예선 탈락해 ‘한풀이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섰다 퍼팅 난조로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