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 뉴욕증시의 기업공개(IPO) 실적이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 1분기 뉴욕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 9개로, 총 12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2개 업체가 8억3000만달러를 조달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34개 기업이 상장으로 55억달러를 조달했다.

WSJ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과 달리 올 1분기에 심각한 경기악화 조짐이 없었으며, 증시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기업 상장이 대폭 줄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당초 1분기 상장을 계획했다 취소한 기업 숫자가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두 배를 넘었다. 정보기술(IT) 기업 몸값에 대한 거품논란이 일면서 상장 후보기업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기업가치가 하향 조정된 것도 상장을 기피한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최근 7주간 13%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기업 상장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전례가 없다며 IPO시장 침체는 앞으로 증시에도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보안업체 시큐어웍스가 다음달 IT기업 중 올해 최초로 상장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투자자들도 이를 통해 올해 IPO시장 부진을 깨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큐어웍스는 델 자회사로 기업가치가 최소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분 20%를 상장할 계획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