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이 살균제 제조사인 영국 옥시레킷벤키저의 의뢰를 받아 서울대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보고서가 당초 실험결과와 다르게 제출됐다는 정황을 포착해 책임 교수와 연구진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특별수사팀은 지난 2월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서 이 같은 사실을 포착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11년 임산부 등 143명이 급성 폐질환으로 숨진 이 사건 직후 질병관리본부는 피해자들의 사망 원인으로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유독성을 지목했다. 이에 옥시 측은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에 살균제와 폐 손상의 연관성에 대한 실험을 의뢰해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옥시 측의 실험결과가 조작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다만 특별수사팀은 서울대 연구팀의 실험결과 보고서를 연구팀이 조작했는지 옥시 측이 조작했는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검찰은 정확한 보고서 조작 경위를 가리기 위해 이르면 이번주 옥시 측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검찰 조사 결과 옥시 측이 보고서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면 사건에 대한 옥시 측의 책임 입증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