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오은경이 지난달 1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춘음악회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그리운 이름이여’를 열창하고 있다. 한경DB
소프라노 오은경이 지난달 1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춘음악회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그리운 이름이여’를 열창하고 있다. 한경DB
국내 성악가들이 한데 모여 화합과 희망을 노래하는 대향연을 펼친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오는 21일 시작하는 제1회 대한민국성악제다. 한국성악가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국내 성악 공연 중 최대 규모다. 성악가 31명이 세 차례의 공연에서 48곡을 들려준다. 장르도 오페라, 한국가곡, 예술가곡 등 다양하다. 2010년 창립한 한국성악가협회는 1000여명의 회원을 둔 국내 최대 성악가단체다.

가곡부터 카르멘까지…한국 성악의 대향연
이번 공연은 국내 성악가들의 화합의 장이 될 전망이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 성악가가 참여한다. 70대 이상 원로들도 앙코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영화 한국성악가협회 이사장(단국대 교수)은 “지금까지 성악가 개인 공연만 주로 해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세대를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여 공연하도록 성악제를 처음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력 있는 신인 성악가를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국내 성악가는 수만명에 이르지만 잘 알려진 1~2%만 무대에 오른다”며 “해외에서 인정받은 신예들조차 국내에선 설 자리가 없는데 이번 공연이 이들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성악제와 달리 테마도 정하지 않았다. 출연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곡을 아무 제한 없이 부르도록 해 각자 기량을 마음껏 뽐내도록 했다. 이 이사장은 “관객은 각양각색의 음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성악제는 3회에 걸쳐 펼쳐진다. 21일 오페라에 이어 26일엔 한국가곡과 민요, 28일엔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등의 예술가곡을 선보인다.

첫 공연인 ‘오페라의 향기’에선 세계적인 오페라 명곡 13곡을 들려준다.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가씨여’로 막을 연다. 오페라 아리아 중 가장 유명한 4중창이다. 김정아(영남대) 이아경 강형규(이상 경희대) 김상곤(이화여대) 교수가 섬세한 감정을 담아 함께 노래한다. 소프라노 서혜연(서울대 교수)은 베르디의 또 다른 명작 ‘돈 카를로’에 나오는 ‘세상의 허무함을 아시는 이여’를 들려준다. 비제의 ‘카르멘’,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 아리아들도 소개된다.

두 번째 공연 ‘한국가곡의 향기’에선 이 이사장과 소프라노 박미자 등이 ‘그리운 금강산’과 ‘뱃노래’를 비롯한 23곡을 부른다. ‘강 건너 봄이 오듯’ ‘봄날은 온다’ 등으로 봄날의 싱그러움도 함께 전한다. 세 번째 ‘예술가곡의 향기’에는 소프라노 오은경(세종대 교수) 등이 탄생 26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의 ‘봄의 동경’, 슈베르트의 대표곡 ‘세레나데’ 등을 선사한다. 공연은 오후 8시 시작한다. 070-4215-0146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