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우리·KEB하나 등 시중 은행이 속속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끝내면서 증권사와의 ISA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일임형 ISA는 금융회사가 투자상품을 알아서 선택해주는 만큼 신탁형 ISA보다 금융소비자가 가입하기 쉽다. 은행들은 11일부터 상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기업·부산·경남은행 등은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일임업 인가를 받고 일임형 ISA 상품 출시를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상품 신고를 하고 오는 11일부터 일임형 ISA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신탁형 상품만 판매해왔다.

ISA는 출시 3주를 맞은 지난 1일 기준 가입자 122만여명, 가입금액 약 7000억원(신탁형이 98%)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선 이달 중순부터 일임형 ISA를 앞세워 은행권의 상품 판매 경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전체 ISA 상품 가입자 수의 91%에 달하는 112만여명을 유치했으나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36만원에 불과해 증권업계의 1인당 평균 가입금액 276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은행들은 일임형 ISA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은행은 인공지능 로봇이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운용 컨설팅과 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투자 성향에 따른 열 가지 상품을 준비한다. 한국SC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ISA 가입 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