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에 발목 잡힌 '박스피'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 순매도에 나선 탓에 코스피지수가 1960선까지 밀렸다.

5일 코스피지수는 16.23포인트(0.82%) 하락한 1962.74에 마감했다. 장중 1959.26까지 밀리며 지수 196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933억원, 기관이 722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선 영향이 컸다.

2월 이후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3월31일(2105억원 순매도)과 지난 1일(2111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적잖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2월 말 1240원대에서 최근 115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외국인 자금 중 환율에 민감한 단기성 자금 유입이 주춤해졌다”고 설명했다.

연초 홍콩H지수 급락 여파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된 자금들의 ‘발’이 묶인 점도 코스피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10,000선 이상일 때 발행된 공모형 ELS는 2740개로 발행액이 13조9818억원에 달한다. 이들 ELS 상품 대다수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거나 근접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들 상품에 투자된 자금 대부분이 원금회복을 노리고 만기까지 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사모형 ELS에 투자된 자금까지 고려하면 홍콩H지수 급락 탓에 회수되지 못한 자금은 총 25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