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전승 시나리오' vs 더민주·국민의당 '균형투표'
13~15대·17대 한 당이 싹쓸이…16·18~19대 때도 한석만 내줘

"국민의당 8석 싹쓸이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나눠갖기냐"
4·13 총선이 다가오면서 야권의 심장부로 거론되는 광주 표심의 선택이 주목된다.

역대 선거를 보면 광주 유권자들은 고비 때마다 일사불란한 '전략적 투표'에 나서 정국의 중대한 흐름의 물꼬를 바꾸곤 했기 때문이다.

6일까지 초반 판세에서는 '야당교체'를 내건 국민의당이 그동안 호남의 맹주자리를 차지했던 더민주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라는 점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광주 8석 전부를 석권하겠다는 호언장담도 흘러나온다.

더민주에서는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지만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가 시급한 상황에서 광주가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두 야당에 표를 나눠주며 '절묘한 균형'을 맞추리라는 희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놓고보면 광주에서 국민의당 '8대0' 싹쓸이 시나리오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는 듯 하다.

5일 KBS 광주방송총국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유권자 500~700여명 대상ㅡ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동남을 ±3.6% 포인트, 광산을 ±3.7% 포인트, 나머지 6개 선거구는 ±4.3%포인트)에 따르면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앞서는 곳은 광산을 한 곳 뿐이었다.

이 곳에서는 더민주 이용섭(39.1%) 후보가 현역의원인 국민의당 권은희(36.1%) 후보를 오차 범위에서 앞섰다.

특히 광주 역대 선거에서는 한 정당에 힘을 집중해주는 '몰아주기' 투표가 많았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13대 총선에서는 평화민주당이 5석을 전부 석권했고, 14대 때에는 민주당이, 15대 선거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가 6석을 모두 차지했다.

16대에는 새천년민주당이 6중에 무소속 한 곳을 제외한 5석을 가져갔다.

특히 17대 때는 '정통호남정당'을 자처한 새천년민주당이 있었음에도 열린우리당이 7석을 '싹쓸이'했다.

18대 때에도 8석 가운데 무소속 1석을 제외한 7석을 통합민주당이 차지했다.

19대에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해 무소속 한 곳을 빼고 8석 중 7석을 가져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야당교체 요구가 매우 거세다"며 "이번에도 확실히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역대 선거에서 호남 민심을 놓고 이번 처럼 두 당이 대등하게 분점한 경우는 없기 때문에 역대 선거 결과를 놓고 이번 선거를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잇다.

더민주에서는 광주 표심은 항상 정권교체를 향한 열망을 반영해 왔다면서, 정권교체가 가능한 제1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맞대결을 벌이는 서구을 양향자 후보를 비롯, 광산갑 이용빈 후보, 북을 이형석 후보, 서갑 송갑석 후보 등의 경우에는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근식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특정 세력이 호남을 석권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눈물로 호소한다.

맏형인 더민주에게 '미워도 다시한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200석을 넘기면 독재를 하고싶은 욕망을 갖게될 것이다.

영구집권을 실행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당도)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유혹에 이끌려 '이중대' 소리를 들으면서도 개헌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현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