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의 전쟁…'단맛' 무조건 줄여야 할까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하루에 2000㎉ 섭취하는 성인은 200㎉, 당으로 환산하면 50g 이내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티스푼으로 따지면 16~17스푼 정도의 양입니다.

설탕과의 전쟁…'단맛' 무조건 줄여야 할까
단맛을 내는 당류는 ‘천연당’과 ‘첨가당’으로 나뉩니다. 쌀, 현미 등 곡류와 과일 등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류를 천연당이라고 합니다. 빵, 과자, 음료 등에 들어 있는 당류는 첨가당이라고 부르는데요.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첨가당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가공식품에 당류 기준치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발표에 당장 간식 등 단 것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인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약처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7~2013년 한국인 평균 첨가당 섭취율은 전체 열량의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7년 8.3%에서 2013년 8.9%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10% 미만입니다.

연령대를 따져보면 좀 다른데요. 청년층, 청소년층, 아동층은 첨가당 섭취량(2013년 기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29세(11.0%), 12~18세(10.7%), 6~11세(10.6%), 3~5세(10.2%) 순이었습니다. 탄산음료나 과자 등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30세부터 65세 이상 성인은 10% 미만이었습니다. 65세 이상 성인층은 6.5%로 가장 낮았습니다. 아동·청소년과 가공식품을 즐겨 먹는 성인은 주의가 필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막연하게 ‘설탕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는 얘깁니다.

설탕은 탄수화물의 한 종류입니다. 탄수화물은 필수 에너지원 중 하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설탕 섭취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하루 섭취량 50g→25g)을 발표하면서 곡류, 과일, 우유 등에 포함된 천연당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가공식품 대신 과일과 같은 ‘천연 간식’으로 건강을 챙기길 바랍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