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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부실채권에 짓눌린 중국 …'민스키 모멘트' 공포에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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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e & Deep

    4조위안 경기부양책 부메랑
    '묻지마 기업대출' 크게 늘면서 부실채권 규모 1년새 2배 급증
    공상은행 등 순이익 10년 만에 최악

    이대로 두면 5년내 금융위기…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처럼
    부실채권 증권화해 매각하거나 회사채로 돌려막기 등 특단 조치
    중국이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해소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 둔화로 최근 2년 새 은행에 쌓인 부실채권 규모가 두 배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경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은행 부실채권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증권처럼 증권화해 시장에 매각,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과 부실채권을 대출기업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허용 등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은행권 부실채권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나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민스키 모멘트’가 5년 안에 도래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은행 부실채권에 짓눌린 중국 …'민스키 모멘트' 공포에 떤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실채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등 서구 은행이 휘청거리는 동안 중국 은행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은행권 부실대출 규모도 5921억위안(2013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은행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4000억위안으로 불어났고, 부실채권 비중도 1.83%로 크게 높아졌다. 공상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핵심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0.1~0.5% 증가하는 데 그쳐 10년 만의 최악을 기록한 것도 부실채권 급증 탓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부실채권이 급증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한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해외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부실채권 급증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당시 중국 대부분 은행은 중국 정부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업종에 ‘묻지마식 대출’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158%였던 중국의 총부채 규모는 2014년 282%로 늘어났다. 이 기간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이 부실채권화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음으로 중국의 실물경기 둔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컨설팅회사 KPMP는 최근 발간한 ‘중국 은행산업 조사 2015’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인 경기호황 국면에서 중국 제조업체는 차입을 통해 대대적인 설비 확충에 나섰는데,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6%대로 추락하자 부채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채로 은행대출 돌려막아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은행권의 부실채권 급증 문제를 주식시장 육성으로 돌파하려고 했다. 기업이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활발하게 조달하도록 해 은행에서 진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작년 7월을 기점으로 상하이증시가 폭락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은행권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은행 부실채권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처럼 증권화해 매각하거나, 은행이 주요 기업 부실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은행감독 규정상 시중은행이 비금융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금지돼 있는데, 부실채권 문제 처리를 위한 임시방편으로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은행은 보유 중인 부실채권을 10년 후 다시 사오는 조건으로 보험회사에 매각하거나, 대출만기 연장이 임박한 기업이 대출금 상환용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를 은행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부실채권 비중을 낮추고 있다.

    ◆‘민스키 모멘트’ 도래하나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파가 세계 경제에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리서치회사 가베칼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채 확대를 용인해 일부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대출 불능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경제에 민스키 모멘트가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민스키 모멘트는 과도한 부채를 진 채무자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건전한 자산까지 팔아치워야 하는 시점을 가리킨다. 이럴 때 금융시장은 위기에 빠져든다. 가베칼은 2020년 이전 중국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일본 미즈호증권은 “일반 신흥시장 국가와 달리 중국은 민스키 모멘트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높은 저축률, 자본시장의 성장 잠재력, 상대적으로 작은 해외부채 규모 등이 완충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다.

    미즈호증권은 중국 정부가 과거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를 성공적으로 처리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중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급증하자 부실자산처리공사 설립, 국채 발행을 통한 은행 증자 참여, 주요 은행의 증시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 등의 과정을 거쳐 은행권 부실채권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은행 대손충당금 3조위안

    중국 경제전문지 차이신은 중국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약 3조위안으로 부실채권 규모(1조4000억위안)의 두 배가 넘는다는 점도 부실채권 문제 해결을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공식 통계에서 밝혀진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라고 차이신은 덧붙였다. 자산운용사 중국동방자산운용이 작년 11월 은행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부실채권 규모는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많다’고 답했다.

    ■ 민스키 모멘트

    Minsky moment. 과도한 부채 확대에 기댄 경기호황이 끝난 뒤 은행 채무자의 부채상환 능력이 나빠져 채무자가 결국 건전한 자산까지 내다팔아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을 말한다.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주장한 이론으로, 주류 경제학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조명받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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