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근로자 간 임금 격차는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OECD 국제비교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국내 최저임금 인상률은 73%였다. 이는 비교대상 22개국 중 가장 가파른 인상률이다. 같은 기간 일본은 15.3%, 미국은 5.3%에 그쳤다.

한국은 사회보장 지출도 가장 많이 늘었다. 2010~2014년 사회보장지출 증가율은 15.6%로 비교 대상 24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2위는 호주(10.5%), 3위는 핀란드(8%)였다.

그런데도 임금 격차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임금 10분위배율(하위 10% 임금 근로자 대비 상위 10% 임금 배율)은 4.7배로 미국 5.08배, 칠레 4.72배 다음으로 높았다. 기업규모별 임금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세다. 근로자 10~29인 중소기업 임금 대비 5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 수준은 1993년 130.2였으나 2014년에는 194로 높아졌다.

고용부는 노동시장의 ‘열매’가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상위 10% 계층에 집중돼 사회보장 지출 확대 효과가 상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높은 임금 연공성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늘리고 신규 고용을 축소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임금 연공성은 328.8(신입사원 연봉을 100으로 봤을 때 30년 근속 근로자의 연봉)로 일본(246.4)보다 높았다. 유럽 국가의 임금 연공성은 평균 170 수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시장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임금 상위 10%의 자율적 임금인상 자제와 임금체계 개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