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막바지까지 혼전을 거듭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승패는 부동표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유권자 투표의향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과 함께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도 막판까지 두텁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6.6%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들 적극적 투표층의 5명 중 3명(58.2%)만이 ‘결정했다’고 답했다. 선거 막판까지 부동층이 41.8%에 달한 것은 여야 공천파동과 야권분열 등으로 최종 판단을 미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대별로 부동층은 60대 30.4%, 50대 30.8%, 40대 38%, 30대 50.6%, 20대 74.8% 등이었다. 젊은 층일수록 최종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부동층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젊은 층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가는지, 이들이 누구를 찍는지가 4·13 총선의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부동층과 함께 특정 후보나 정당에 투표할 의사는 있으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숨은 표’도 변수다. 여론전문가들은 접전지가 많은 수도권에서는 5~10%로 추정되는 숨은 표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했다.

숨은 표는 유선전화로 시행되는 여론조사기법의 한계와 고연령층의 무응답 경향 등이 혼재된 까닭에 여야 유불리를 속단하기 힘들다. 유선전화에 노출되지 않아 누락된 젊은 층은 야권의 숨은 표로, 속내를 숨기는 고연령층은 흔히 여권의 숨은 표로 계산된다.

부동층과 함께 숨은 표의 여야 유불리는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의 선거 막판 선전도 20대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후보와 좋아하는 정당을 따로 투표하겠다는 ‘교차투표’ 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4월 첫째주 정당 지지도와 비례대표 정당투표 지지율을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39%에서 36%로, 더민주는 21%에서 18%로 각각 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당은 14%에서 17%로 3%포인트 높아졌다. 정의당도 5%에서 9%로 4%포인트 올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