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총선] "선거 때만 같아라" 반짝 특수 누린 유세차 대여업체·인쇄소·빌딩 소유주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후보자 선거캠프 못지않게 분주했던 곳이 있다. 유세차 대여 업체와 인쇄소, 중·소형 빌딩 소유주 등이 ‘반짝 선거 특수’를 누렸다.

유세차는 ‘선거의 꽃’이라 불린다. 연설을 하는 공간이자 홍보 동영상, 로고송을 틀어주면서 유권자에게 후보자를 알리는 효과적 수단이다. 경기 안양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의 유세담당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3월31일~4월12일)에 유세차를 빌리는 데 2100만원을 사용했다”며 “대당 1500만~2500만원 선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비용에는 개조비, 운전기사 인건비 등도 포함돼 있다. 유류비는 후보자가 따로 부담한다.

유세차 운전기사 임모씨(45)는 “1.5t 트럭으로 평소에는 이삿짐이나 화물을 나르는 일을 하는데, 선거철이 되면 (용달업체와 선거 출마자를 연결해주는 회사 등으로부터)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삿짐·화물 운송 등 본연의 업무를 잠시 쉬고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하는 등 개조 과정을 거쳐 유세장을 누볐다.

지역 중소 인쇄업체도 반짝 호황을 누렸다. 부산 지역 선거캠프 담당자는 “공보물과 명함 제작 등을 지역구에 있는 인쇄업체에 맡기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약 8만가구에 공보물을 발송해 2500만~3000만원 정도가 들었다”며 “예비 후보 시절 사용한 홍보물·명함 제작까지 합하면 50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또 “인쇄업체 사장이 지역 유권자여서 단가를 깎지 못했다”고 했다.

중앙당 비례대표 홍보를 위한 선거공보물 제작에는 당별로 20억원이 넘는 돈이 들었고, 중견·대형 인쇄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운동이 허용돼 종이 인쇄물을 찾는 수요가 과거보다는 줄었다는 게 인쇄업체의 반응이다.

중소형 빌딩 소유주도 짭짤한 재미를 봤다. 서울 양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체 사장은 “후보자들이 대로변, 교차로 등 목이 좋고 홍보 현수막이 눈에 잘 띄는 곳을 구하려는 데다 임대기간이 길어야 5개월로 짧아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고 했다. 이어 “광역시는 후보 사무실 월 임대료가 800만~1000만원, 중소도시 지역은 500만~700만원 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뒤 각 당의 전당대회와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이 예정돼 있어 ‘선거 특수’는 계속될 전망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