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카페의 첫걸음은 취향에 맞는 커피 추출 기구를 고르는 일이다. 같은 원두라도 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크게 침출식, 여과식, 가압식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침출식은 분쇄된 커피를 물에 일정 시간 담근 뒤 찌꺼기와 커피를 분리해 마시는 방식이다. 프렌치 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여과식은 종이 필터를 사용해 찌꺼기를 걸러주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가압식은 압력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사용한다. 추출 기구로는 모카 포트와 에스프레소 머신이 여기에 속한다. 어라운지 관계자는 “기계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 남성들은 주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고 여성들은 섬세한 손맛이 필요한 커피 프레스, 커피 메이커, 모카 포트 등 드립 커피 기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원두 가루에 뜨거운 물과 압력을 가해 20~30초 만에 소량의 커피를 추출한다. 에스프레소 표면에는 갈색 거품 ‘크레마(crema)’가 생긴다. 원두 속 지방 성분이 증기와 만나 거품이 된 것으로, 커피가 빨리 식는 것을 막고 향을 깊게 해준다. ‘브레빌 에스프레소 머신 더 바리스타 익스프레스 BES870’은 전자동 그라인더부터 탬핑 도구, 온수 추출 기능, 스팀 기능 등의 시스템을 갖췄다. 원두에 따라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모카 포트는 물을 붓고 원두 가루를 필터에 채워 넣은 뒤 불에 올려 가열하는 직화식 에스프레소 추출 기구다. 추출한 커피를 카페라테나, 카페모카 등에도 쓸 수 있다. ‘비알레띠 모카 포트’는 크레마의 양이 많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게 특징이다. 1인용부터 3인용까지 세 가지 크기가 있다. 가격은 한 컵 추출용 기준 3만6000원. 브루잉 방식 커피 추출 기구는 ‘프렌치 프레스’ ‘에어로 프레스’ ‘사이폰’ 등이 있다. 프렌치 프레스는 포트 안에 분쇄한 원두와 뜨거운 물을 넣어 잘 저은 뒤 필터를 눌러 원두 가루는 아래로 가라앉히고 위로 올라온 추출액을 따라 마시는 기구다. 주사기처럼 생긴 에어로 프레스는 공기압을 이용한 커피 기구로, 프렌치 프레스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얇고 가벼우면서 충격에 강하다. 휴대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5만원. 브루잉 커피 머신 ‘윌파’는 여과식과 침출식 추출 두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35만~42만원.
커피를 추출할 때는 물과 원두의 비율이 가장 중요하다. 원두가 지나치게 많으면 쓴맛이 강해 마시기 힘들고 물이 많으면 원두 본연의 향이 옅어진다. 핸드드립은 분쇄한 원두 20g에 물 250mL를 섞으면 적당하다.
원두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아 놓은 원두를 냉장고나 냉동실에 보관하면 원두가 냉장고 속 냄새를 흡수해 본연의 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원두는 밀봉 용기에 담아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매번 커피를 만들 만큼만 갈아서 사용하는 게 좋다.
분쇄할 때는 추출 기구에 알맞은 굵기로 원두를 갈아야 한다. 커피 프레스에 쓰이는 원두가 가장 굵다. 모카 포트 커피 메이커가 그 다음이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사용할 원두는 가장 곱게 간다.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잘 느끼려면 추출된 커피는 미리 예열한 잔에 담는 것이 좋다. 한 모금 마실 때는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마시면 입안에 커피가 퍼지기 때문에 조금 더 섬세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