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4일 총선 참패가 확정되면서 초상집 분위기였다.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13일 오후 6시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강봉균 중앙선대위원장과 원유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과반 의석이 흔들린다는 예측에 30여 분만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원 원내대표는 출구조사만 지켜본 뒤 자신의 지역구인 평택으로 돌아갔다. 김무성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도는 강행군을 하면서 피로가 누적돼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당사에는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강 위원장도 출구조사 보도가 끝난 뒤 다시 상황실을 찾지 않았다.

당직자들은 수도권에서 참패한 것은 물론 텃밭인 부산·경남에서도 야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지역이 속출하면서 당혹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뒤지고 전략 공천했던 노원병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마포갑 안대희 후보도 더민주 노웅래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집계되자 곳곳에서 탄식을 쏟아냈다.

새누리당은 당초 당선자가 확정되면 스티커를 붙여 축하하기 위해 상황실 뒤편에 후보자 이름과 사진이 부착된 대형 종합상황판을 마련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지도부 마저 모두 상황실을 뜨면서 상황판은 단 1장의 스티커도 붙지 못하는 등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상황실을 끝까지 지키던 비례대표 후보자와 당직자들도 11시40분께 자리를 뜨면서 새누리당 상황실은 사실상 철거됐다.

새누리당은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통해 국민의 뜻을 뼛속 깊이 새겼고, 반성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도부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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