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자동차의 '서비스화' 움직임…'모빌리티 기업'을 향한 첫걸음 될까?
최근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차량 기반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초 우버와 함께 북미 차량 공유서비스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업체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해 무인 콜택시 등 다양한 협력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포드는 올해 4월 출시되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포드패스(FordPass)’를 통해 주차장 검색 및 내비게이션, 차량 공유 및 대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카셰어링 기반의 서비스에 한해서라면 GM과 포드뿐 아니라 다임러, 폭스바겐, BMW 등 대부분의 메이저 완성차 업체가 이미 자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렇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서비스 영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자율주행자동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혁신에 따른 급진적 변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자동차는 현재 차량 공유 서비스의 가장 큰 불편함 중 하나인 차량의 ‘픽업 앤드 리턴(pick up & return)’ 수고를 제거하고 ‘도어 투 도어(door-to-door)’ 이동을 가능하게 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자동차는 기존의 택시 서비스를 잠식하고 가구당 소유 자동차 대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 2040년까지 미국의 일반 자동차 판매량을 40% 낮출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동차에서 다양한 생활 편의성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우선 운전자의 개입이 점차 줄어들면서 운전자가 차내에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대부분 시간을 운행보다 주차에 할애하고 있는 현재 자동차의 활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력도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함께 발전해 나감에 따라 차내에서 제공 가능한 ICT 기반 서비스의 여지도 점차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소비자가 미래에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적 가치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자동차는 운전이라는 행위가 반드시 요구되는, 이동수단으로서의 의미가 가장 컸다. 그렇기에 소비자가 자동차에 요구하는 가장 큰 가치 또한 운전의 편의성 및 안전성, 빠르고 경제적인 이동성을 제공하는 자동차의 하드웨어적인 특성에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가 이동성을 제공하는 하드웨어보다 이동성 자체에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다양한 생활 편의성을 요구하게 되면서 자동차는 다양한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자동차의 가치는 자동차 자체의 성능보다 자동차와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요소도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내가 원하는 서비스(소프트웨어)를 구현하기에 적합한 형태(하드웨어)인가’ 등을 고려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김영혁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