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여건 악화로 내수, 수출 동반 부진 속에 악전고투

부산 제조업이 저성장의 덫에 빠져 경기 회복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조성제)는 부산지역의 주요 제조업 18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2·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번 올 2·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89’를 기록해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는 전분기 ‘90’과 비교해서도 하락 반전한 것이라 지역 제조업 체감 경기가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전망지수(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회복을, 그 이하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2011년 3·4분기 이후 단 한 차례도 기준치(10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 저성장 기조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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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역 제조업의 경기 전망이 어두운 것은, 중국 및 신흥국의 성장 둔화, 저유가, 대북 리스크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데다 주력 업종의 부진, 소비 및 투자 감소로 내수마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부문별로는 영업이익(85), 매출액(87), 고용(87) 등 전 부문에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경기둔화로 공급과잉과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청업체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 중국 저가품과의 경쟁 격화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 2분기에도 악화될 전망이다.

매출액 역시 가계 소비 부진, 기업 투자 위축, 수출부진 등으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도 원가 절감 및 사업 재편을 위해 인력 규모를 최소화하고 있어 신규고용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업종별로도 자동차부품(111)을 제외하고는 조선기자재(74), 의복모피(80), 1차금속(88)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준치(100)를 밑돌아 경기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조선기자재업은 대형조선소 경영 악화에 따른 단가 인하 압력, 기 수주물량의 생산 지연에 따른 납품 감소와 연기, 기자재 업체 간 과당경쟁 등 악재가 심화되고 있어 조사업종 중 전망지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의복․모피업은 소비 위축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업체 간 저가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1차금속업도 경기 침체에 따른 생산 활동 위축으로 설비 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자동차부품 업종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신차효과, 친환경차 시장 확대 등으로 부품 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북미 등의 해외현지공장의 생산 증가로 수출도 늘어나고 있어 안정된 업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