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휴일 근무, 평일 야근을 대폭 줄인다. 또 연간 최소 15일 이상 휴가를 쓰도록 의무화한다. 상사 눈치를 보며 야근하거나, 휴가를 쓰지 않는 업무 습관이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같은 창의적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캠페인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새 근무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직원은 매년 15일 이상 연차를 무조건 써야 한다. 15일 미만으로 쓰면 연차보상비 등 금전 보상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평일 잔업, 휴일 특근은 지난해 했던 것의 50% 이하로만 허용한다. 그 이상 야근하거나 휴일에 출근하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

또 임원에겐 1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쉴 것을 권고했다. 그동안 임원은 토요일엔 오전에 출근해 회의하고, 일요일엔 오후에 회사에 나와 월요일 업무를 준비하는 사례가 많았다.

새 가이드라인은 각 부서장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휴가와 정시 퇴근을 장려함으로써 중장기적 측면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야근수당 등 각종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 관행을 떨쳐내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갖추겠다”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언했다.

회사 측은 당시 습관적·눈치성 평일 잔업이나 주말 특근을 줄이고, 가족사랑 휴가나 자기계발 휴가 같은 다양한 휴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컬처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 네 가지 방향을 골자로 하는 인사혁신 로드맵을 구성해 오는 6월 발표할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