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후폭풍]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급부상…"포용적 성장으로 경제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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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노믹스는
"대기업 계열사 신설 때 중기 영역 침범 조사"
박 대통령 대선 공약 만들 때도 파격 주장
유학생활했던 독일 사회민주당 정책과 비슷
"대기업 계열사 신설 때 중기 영역 침범 조사"
박 대통령 대선 공약 만들 때도 파격 주장
유학생활했던 독일 사회민주당 정책과 비슷
‘차르(절대군주)’란 별명을 가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국회 원내 다수당 리더가 됐다. 김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서 직접 뛴다. 경제학자와 정치인 관료 등으로 변신을 거듭했지만 경제학박사 출신으로서 본인이 생각하는 철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된 것이다.
여권 내부에선 ‘김종인 경계령’이 내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당내 보수파 반대로 완성하지 못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정책으로 입안해 의욕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18대 대선에서 실현되지 못한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20대 국회에서 전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 틀 바꾸겠다”
김 대표는 14일 총선 승리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로 대한민국 경제 틀을 바꾸겠다”며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도 가는 데마다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다녔다. 하지만 관련 공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질문이 나오면 “소수의 경제 권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곤 했다. 일각에서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공약을 총괄하면서 상당히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했다. 당시 새누리당 초선 강경파 의원들로 구성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을 통해 대기업 순환출자 규제, 집중투표제 도입, 집단소송제 확대 등 소유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안 개정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너무 나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고, 박근혜 후보도 “대기업 소유문제까지 건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해 실제 공약으로는 성안되지 못했다. ◆‘독일 사민당’ 정책과 비슷
김 대표는 국내 경제학자 가운데선 드물게 독일에서 공부했다. 스스로도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나선 배경에 대해 “독일 유학 영향이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사를 보면 그런 정도는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정치권에선 독일 유학 시절(뮌스터대 경제학 박사)에 형성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새누리당 한 경제통 의원은 “김 대표의 기조는 독일 사민당과 비슷하다”고 했다. 1875년 창당된 독일 사회민주당은 초기엔 노동조합과 가까웠지만, 1988년 슈뢰더 정부를 출범시키면서 개혁 우파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바로 재벌개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18대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공약 성안이 실패하자 당시 일부 언론에 유출한 문서에도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묻어 있었다.
문서엔 대기업의 공정 경쟁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담은 ‘대기업집단법’을 아예 새로 만들자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또 대기업이 계열사를 새로 세울 때엔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는지도 심사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파격적인 내용도 있다.
◆상법 개정안 등 쏟아낼 듯
김 대표가 원내 1당 대표의 지위가 더 확고해지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이 담긴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원내에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에서 활약한 홍영표 의원과 김 대표와 친하면서도 대기업 개혁에 앞장서는 박영선 의원 등이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지원 사격을 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기에다 김 대표의 ‘포용적 성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따듯한 보수’를 내세운 유승민 의원이 제2당인 새누리당으로 복귀할 예정이고, 유 의원과 성향이 비슷한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원내로 입성할 예정이어서 여권 내에서도 경제민주화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여권 내부에선 ‘김종인 경계령’이 내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당내 보수파 반대로 완성하지 못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정책으로 입안해 의욕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18대 대선에서 실현되지 못한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20대 국회에서 전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 틀 바꾸겠다”
김 대표는 14일 총선 승리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로 대한민국 경제 틀을 바꾸겠다”며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도 가는 데마다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다녔다. 하지만 관련 공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질문이 나오면 “소수의 경제 권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곤 했다. 일각에서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공약을 총괄하면서 상당히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했다. 당시 새누리당 초선 강경파 의원들로 구성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을 통해 대기업 순환출자 규제, 집중투표제 도입, 집단소송제 확대 등 소유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안 개정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너무 나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고, 박근혜 후보도 “대기업 소유문제까지 건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해 실제 공약으로는 성안되지 못했다. ◆‘독일 사민당’ 정책과 비슷
김 대표는 국내 경제학자 가운데선 드물게 독일에서 공부했다. 스스로도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나선 배경에 대해 “독일 유학 영향이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사를 보면 그런 정도는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정치권에선 독일 유학 시절(뮌스터대 경제학 박사)에 형성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새누리당 한 경제통 의원은 “김 대표의 기조는 독일 사민당과 비슷하다”고 했다. 1875년 창당된 독일 사회민주당은 초기엔 노동조합과 가까웠지만, 1988년 슈뢰더 정부를 출범시키면서 개혁 우파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바로 재벌개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18대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공약 성안이 실패하자 당시 일부 언론에 유출한 문서에도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묻어 있었다.
문서엔 대기업의 공정 경쟁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담은 ‘대기업집단법’을 아예 새로 만들자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또 대기업이 계열사를 새로 세울 때엔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는지도 심사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파격적인 내용도 있다.
◆상법 개정안 등 쏟아낼 듯
김 대표가 원내 1당 대표의 지위가 더 확고해지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이 담긴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원내에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에서 활약한 홍영표 의원과 김 대표와 친하면서도 대기업 개혁에 앞장서는 박영선 의원 등이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지원 사격을 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기에다 김 대표의 ‘포용적 성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따듯한 보수’를 내세운 유승민 의원이 제2당인 새누리당으로 복귀할 예정이고, 유 의원과 성향이 비슷한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원내로 입성할 예정이어서 여권 내에서도 경제민주화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