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송곳 아이언' 앞세워 선두권 출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의 하버타운GL(파71·7101야드)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명물 골프장으로 꼽힌다. 1969년 개장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코스를 변경하지 않았다. 바람의 방향이 자주 바뀌고 그린이 작아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미스터 먼데이’ 김시우(21·CJ그룹·사진)가 15일(한국시간) 이곳에서 열린 PGA투어 RBC헤리티지(총상금 59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7위다. 시즌 세 번째 ‘톱10’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시우는 올해 1월 열린 2개 대회에서 톱10을 기록한 이후 주춤했다. 하지만 마스터스에 한 주 앞서 열린 셸휴스턴오픈에서 공동 13위에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시우는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PGA투어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그는 미국에서 미스터 먼데이로 불렸다. 2013년 시즌 풀시드를 따고도 나이 제한(만18세) 규정 때문에 투어에 참가할 수 없었다. 이에 김시우는 나이 제한이 없는 월요 예선을 통과해 출전 기회를 잡았다. 미스터 먼데이는 월요 예선에 출근 도장을 찍다가 생긴 별명이다.

김시우가 이날 5개의 버디를 잡을 수 있던 것은 높은 그린 적중률 덕분이다. 이 대회 평균 그린 적중률은 57%. 김시우는 정확도 높은 아이언샷으로 61%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1라운드 선두(5언더파 66타)인 브랜든 그레이스(28·남아프리카공화국)도 18개홀 중 8개홀에서 그린 위에 공을 올리지 못했다. 공동 선두는 왕년(2011년)의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39·잉글랜드)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9·호주)는 17번홀까지 5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데이는 이날 드라이버를 두 번만 잡았다. 대신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거리 욕심을 버리고 정확하게 치는 데 집중한 것이 먹혀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했다. 4언더파 67타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해 시즌 3승 확률을 높였다.

셸휴스턴오픈 커트 탈락 후 보름간 쉰 최경주(46·SK텔레콤)는 1언더파 공동 25위에 올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