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는 가전·금융까지 버렸다…10년 전, 20년 전 성공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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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전도사'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경고
성장하려면 리스크 감수는 필수
과거에 배운 것 모두 버려야…정부가 할 일은 교육투자·규제 철폐
성장하려면 리스크 감수는 필수
과거에 배운 것 모두 버려야…정부가 할 일은 교육투자·규제 철폐
제너럴일렉트릭(GE)은 138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제조업체 중 하나다.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항공, 조선해양, 에너지, 발전 등의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60% 이상이 중공업 분야에서 나왔다. 이런 GE가 지난해 10월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2016 GE 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밝힌 변신 이유는 간단하다. “불편하더라도 변하지 않으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GE코리아는 지난해부터 한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찾자는 목표로 매년 이노베이션 포럼을 열고 있다. 이멜트 회장은 올해 처음 이 포럼에 참석했다.
○기업이 할 일은 위험 감수
이멜트 회장은 15일 GE 이노베이션 포럼 기조연설 및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성장이 지체되고, 변동성은 커지고, 포퓰리즘적 규제는 늘고 있다”며 “이런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를 활용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며 “혁신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서 가장 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과거에 배운 것을 내려놓기”라며 “1995년에 우리가 해서 성공한 일, 2005년에 우리가 해서 성공한 일을 지금 하면 가장 어리석은 일이 되니 더 이상 하지 말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저성장시대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리스크며, 아무것도 안 하는 기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이멜트 회장은 2001년 취임한 이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2009년 보유하던 방송사인 NBC유니버설 지분을 매각한 게 그 시작이었다. 그룹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금융회사 GE캐피털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가전 부문까지 정리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후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조직 문화도 대거 바꿨다. 이멜트 회장은 “GE는 프로세스(과정)에 집중하던 중앙집중식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날렵하고 민첩한 탈집중식 기업”이라며 “리스크를 적극 채택하는 조직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GE는 연간 매출 규모만 1174억달러(약 135조원·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가 디지털 분야에서 발생했다.
이멜트 회장은 변화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시장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꾸준하게 살펴, 그 방향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자’고 결심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안목도 강조했다.
이멜트 회장은 “우리는 제트엔진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적도 있는데, 내가 최고경영자(CEO)로 남아 있을 때 투자비 전부를 회수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10~15년을 내다보고 투자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삼구·구자균 회장과 만나
이멜트 회장은 혁신 외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성장을 원하는 정부는 교육에 투자하고, 벤처기업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규제를 없애야 하고,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 네 가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한국 미국 중국 등 어디에서도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라고 강조했다.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에 대해선 “과거 GE는 모든 것을 내부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분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M&A가 필수적인 것은 필요하다면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가전사업을 하이얼에 매각한 배경에 대해서는 “어차피 가전사업에서 1위를 못할 것이라면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직원들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이길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하이얼에 대해서는 “좋은 비전이 있는 만큼 글로벌 가전 사업에 큰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인에 대해서는 “결과를 얻기 위해 빠른 결정을 하고, 빨리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주요 기업과 여러 차원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세일즈를 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멜트 회장은 방한 기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등 기업인과 만났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기업이 할 일은 위험 감수
이멜트 회장은 15일 GE 이노베이션 포럼 기조연설 및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성장이 지체되고, 변동성은 커지고, 포퓰리즘적 규제는 늘고 있다”며 “이런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를 활용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며 “혁신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서 가장 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과거에 배운 것을 내려놓기”라며 “1995년에 우리가 해서 성공한 일, 2005년에 우리가 해서 성공한 일을 지금 하면 가장 어리석은 일이 되니 더 이상 하지 말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저성장시대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리스크며, 아무것도 안 하는 기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이멜트 회장은 2001년 취임한 이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2009년 보유하던 방송사인 NBC유니버설 지분을 매각한 게 그 시작이었다. 그룹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금융회사 GE캐피털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가전 부문까지 정리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후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조직 문화도 대거 바꿨다. 이멜트 회장은 “GE는 프로세스(과정)에 집중하던 중앙집중식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날렵하고 민첩한 탈집중식 기업”이라며 “리스크를 적극 채택하는 조직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GE는 연간 매출 규모만 1174억달러(약 135조원·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가 디지털 분야에서 발생했다.
이멜트 회장은 변화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시장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꾸준하게 살펴, 그 방향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자’고 결심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안목도 강조했다.
이멜트 회장은 “우리는 제트엔진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적도 있는데, 내가 최고경영자(CEO)로 남아 있을 때 투자비 전부를 회수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10~15년을 내다보고 투자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삼구·구자균 회장과 만나
이멜트 회장은 혁신 외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성장을 원하는 정부는 교육에 투자하고, 벤처기업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규제를 없애야 하고,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 네 가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한국 미국 중국 등 어디에서도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라고 강조했다.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에 대해선 “과거 GE는 모든 것을 내부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분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M&A가 필수적인 것은 필요하다면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가전사업을 하이얼에 매각한 배경에 대해서는 “어차피 가전사업에서 1위를 못할 것이라면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직원들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이길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하이얼에 대해서는 “좋은 비전이 있는 만큼 글로벌 가전 사업에 큰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인에 대해서는 “결과를 얻기 위해 빠른 결정을 하고, 빨리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주요 기업과 여러 차원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세일즈를 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멜트 회장은 방한 기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등 기업인과 만났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