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3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CJ E&M 등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CJ그룹 상장사 지분가치도 크게 줄었다.
'증발'…CJ그룹주 올해 시가총액 3조2000억 감소
주요 그룹주 20~30% 하락

CJ그룹 지주사인 (주)CJ는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8% 오른 20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했지만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19.52% 하락했다. 이 기간 CJ의 주식시장 시가총액 순위도 38위에서 47위로 떨어졌다.

CJ프레시웨이(-34.78%) CJ CGV(-21.67%) CJ E&M(-18.49%) CJ제일제당(-4.50%) CJ대한통운(-1.83%) 등 다른 그룹주도 올 들어 주가가 크게 빠졌다. CJ그룹주(우선주 제외) 8개 종목 가운데 올 들어 주가가 오른 종목은 CJ오쇼핑(2.57%) CJ씨푸드(1.86%) 등 두 곳에 그쳤다. 이날 CJ그룹주 시가총액은 21조53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조1912억원 감소했다.

CJ그룹주 상당수는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실적은 라이신(동물사료 첨가제) 가격이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9% 줄어든 1118억원에 그쳤다.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전년 동기 대비 3.76% 하락한 2169억원이다. 영화 ‘도리화가’가 흥행에 실패하며 ‘어닝쇼크’ 수준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받아든 CJ E&M은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CJ그룹주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낙폭이 컸던 식자재 유통업체 CJ프레시웨이는 최근 고평가된 음식료주가 조정을 받는 사이 덩달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CJ는 ‘뚜레쥬르’ ‘계절밥상’ 등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CJ푸드빌이 매년 당기순손실을 낸 것이 연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CJ푸드빌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157억원, 2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5798.3%로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됐다.

CJ그룹 관계자는 “CJ푸드빌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 외식 매장을 여는 등 해외 투자비가 늘면서 손실도 불어났다”며 “해외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家 주식가치 6000억 넘게 감소

이재현 회장이 보유한 CJ그룹 상장사 주식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조5735억원이다. 작년 말과 비교해 6184억원 줄었다. 이 회장은 CJ 최대주주로 지분 42.14%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장녀 경후씨가 보유한 CJ그룹 상장사 주식가치는 224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8억원 증발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CJ그룹주 주식가치(지난 3월 말 보유 지분 기준)도 작년 말 2조3738억원에서 이날 2조865억원으로 2873억원 감소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