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는 일본 증시, 어떻게 볼 것인가
최근 일본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20,000선을 오르내리던 닛케이225지수는 연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해가 바뀌고도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급기야 15,000선이 무너졌다.

시장 안팎에서는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완전히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평가손실 상태에 있는 기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온 것인가.

일본 증시의 폭락과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견조세는 환율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유럽 증시의 약세와 신흥시장 강세도 마찬가지 이유다. 지난 1월 말까지만 해도 글로벌 자금 유출 현황을 보면 한국과 일본으로는 자금 유입세가 이어졌다. 1월 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발표했지만 엔화는 오히려 빠르게 강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가파르게 미끄러졌다. 세계적인 경제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면서 일본은행의 정책효과가 희석된 것이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회사 블랙록을 비롯한 주요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일본 증시에 대한 의견을 중립이나 비중 축소로 내놓기 시작했다. ‘일본 주식 팔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 1월까지 한국과 함께 순자본 유입 국가 지위를 지켰던 일본 증시에서는 최근 13주간 5조엔(약 52조9100억원)이 넘는 돈이 유출됐다. 1998년 16주 연속 자본유출 6조엔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는 일본 정부의 향후 정책과 이에 따른 엔·달러 환율 움직임으로 보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가 실패할 것에 무게 중심을 두는 투자자라면 일본 주식을 파는 게 좋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믿는 투자자라면 좀 더 일본 증시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게 좋다.

다만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의 상승 반전 시점과 엔화 약세의 지속성을 확인할 때까지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김현식 <국민은행 골드앤와이즈 강남스타PB센터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