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차선 이탈 알려주는 사고방지 블랙박스 '옵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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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으뜸중기제품
피엘케이테크놀로지 첨단운전지원시스템(ADAS) 카메라 '옵티언'
중앙선·차선 자동으로 인식…졸음운전 사고 막아줘
현대차 에쿠스에 처음 적용…중국 겨냥한 저가 모델 개발
피엘케이테크놀로지 첨단운전지원시스템(ADAS) 카메라 '옵티언'
중앙선·차선 자동으로 인식…졸음운전 사고 막아줘
현대차 에쿠스에 처음 적용…중국 겨냥한 저가 모델 개발
지난해 미국 로봇공학 챌린지(DRC)에서 우승한 ‘휴보’는 두 발로 걷는 국내 최초의 로봇이다. 장애물을 피하는 등 지형·지물을 스스로 인식해 행동한다. 촬영된 영상을 분석해 판단하는 높은 수준의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이탈 경보장치 및 영상 블랙박스 업체인 피엘케이테크놀로지 박광일 대표는 휴보 개발팀의 일원이었다. 1993년부터 2년간 KAIST 휴보 개발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박 대표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차선 이탈 경보장치를 개발했다. 차량이 중앙선이나 주변 차선을 넘어서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장치다. 졸음운전, 차선 이탈 사고 등을 방지할 수 있다. 2009년에는 보행자까지 인식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에쿠스가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첫 제품 기능 오류 시련
박 대표는 1996년 현대차 연구소에 입사해 2001년 사내벤처를 설립했다. 1년여의 개발을 거쳐 최종 시연회를 열던 날, 오류가 발생했다. 장치가 특정 지역에서는 중앙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흑백 카메라가 문제였다. 흰색 차선과 검은색 아스팔트는 구별했지만 밝은 도로와 노란색 차선은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컬러 영상 방식으로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데 또 1년이 걸렸다.
2003년 7월 시장에 첫 제품을 내놨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믿었던 현대차에서도 양산을 연기했다. 당장 팔 수 있는 다른 제품이 필요했다. 차량 이탈 경보장치에서 핵심 기술인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를 제거했다. 대신 그 자리에 메모리 저장장치를 넣어 영상 블랙박스를 출시했다. 2005년 가까스로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세계 어디에도 차선 이탈 경보장치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였다”며 “10여년간 연구한 영상 인식기술을 포기해야 했지만 시장이 원하는 제품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출 길 열렸지만 ‘전량 회수’
2006년 현대차가 차선 이탈 경보장치를 채택하면서 상용화가 시작됐다. 2007년부터 프랑스 부품업체 발레오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본격적인 수출 길이 열렸다. 박 대표는 차선 인식뿐 아니라 앞차와 보행자를 인식하는 기술 등을 추가로 개발했다.
수출에 제동이 걸린 건 2009년. 독일 등 해외 바이어의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이번엔 길가에 우거진 가로수의 그림자가 문제였다. 도로에 드리운 그림자와 차선, 차량 등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국내와 다른 해외 도로 상황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탓이다. 전량 회수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그때부터 해외와 비슷한 국내 도로를 찾아다녔다. 유럽과 비슷한 경기 고양~파주 간 2차선 국도, 전남 담양의 시골 길을 찾아다녔다. 2014년까지 5년간 주말도 없이 돌아다녔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도로를 주행하며 오차를 보정했다”며 “지금도 반복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BMW도 고객으로 확보
2014년 개선된 기술을 적용한 차량 이탈 및 차량 보행자 인식 경보장치를 내놨다. 영상 블랙박스를 결합한 제품 ‘옵티언’도 출시했다. 현대차에 이어 금호고속, 현대중공업도 거래처로 뚫었다. 해외에서는 올해 말 독일 BMW가 옵션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 142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170억원이 목표다.
박 대표는 “이스라엘 모빌아이 등 해외 업체에 비해 기술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최대 시장인 중국을 겨냥해 가격을 낮춘 제품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피엘케이테크놀로지-ADAS CAM 옵티언 (02)6675-0202 △솔미테크-가정용 헬스카메라 리핏캠 (070)7558-9877 △이지픽-구강세정기 워터프로스 (063)236-0988 △체어플러스-덩키의자 (031)435-2244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차량 이탈 경보장치 및 영상 블랙박스 업체인 피엘케이테크놀로지 박광일 대표는 휴보 개발팀의 일원이었다. 1993년부터 2년간 KAIST 휴보 개발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박 대표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차선 이탈 경보장치를 개발했다. 차량이 중앙선이나 주변 차선을 넘어서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장치다. 졸음운전, 차선 이탈 사고 등을 방지할 수 있다. 2009년에는 보행자까지 인식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에쿠스가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첫 제품 기능 오류 시련
박 대표는 1996년 현대차 연구소에 입사해 2001년 사내벤처를 설립했다. 1년여의 개발을 거쳐 최종 시연회를 열던 날, 오류가 발생했다. 장치가 특정 지역에서는 중앙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흑백 카메라가 문제였다. 흰색 차선과 검은색 아스팔트는 구별했지만 밝은 도로와 노란색 차선은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컬러 영상 방식으로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데 또 1년이 걸렸다.
2003년 7월 시장에 첫 제품을 내놨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믿었던 현대차에서도 양산을 연기했다. 당장 팔 수 있는 다른 제품이 필요했다. 차량 이탈 경보장치에서 핵심 기술인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를 제거했다. 대신 그 자리에 메모리 저장장치를 넣어 영상 블랙박스를 출시했다. 2005년 가까스로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세계 어디에도 차선 이탈 경보장치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였다”며 “10여년간 연구한 영상 인식기술을 포기해야 했지만 시장이 원하는 제품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출 길 열렸지만 ‘전량 회수’
2006년 현대차가 차선 이탈 경보장치를 채택하면서 상용화가 시작됐다. 2007년부터 프랑스 부품업체 발레오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본격적인 수출 길이 열렸다. 박 대표는 차선 인식뿐 아니라 앞차와 보행자를 인식하는 기술 등을 추가로 개발했다.
수출에 제동이 걸린 건 2009년. 독일 등 해외 바이어의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이번엔 길가에 우거진 가로수의 그림자가 문제였다. 도로에 드리운 그림자와 차선, 차량 등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국내와 다른 해외 도로 상황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탓이다. 전량 회수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그때부터 해외와 비슷한 국내 도로를 찾아다녔다. 유럽과 비슷한 경기 고양~파주 간 2차선 국도, 전남 담양의 시골 길을 찾아다녔다. 2014년까지 5년간 주말도 없이 돌아다녔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도로를 주행하며 오차를 보정했다”며 “지금도 반복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BMW도 고객으로 확보
2014년 개선된 기술을 적용한 차량 이탈 및 차량 보행자 인식 경보장치를 내놨다. 영상 블랙박스를 결합한 제품 ‘옵티언’도 출시했다. 현대차에 이어 금호고속, 현대중공업도 거래처로 뚫었다. 해외에서는 올해 말 독일 BMW가 옵션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 142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170억원이 목표다.
박 대표는 “이스라엘 모빌아이 등 해외 업체에 비해 기술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최대 시장인 중국을 겨냥해 가격을 낮춘 제품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피엘케이테크놀로지-ADAS CAM 옵티언 (02)6675-0202 △솔미테크-가정용 헬스카메라 리핏캠 (070)7558-9877 △이지픽-구강세정기 워터프로스 (063)236-0988 △체어플러스-덩키의자 (031)435-2244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